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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홍성국 사장이 취임 이후 적극 강조했던 리테일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지난 2분기 15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개선세를 이어나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39.0%, 지난 1분기 대비 7.8%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1조3286억원), 당기순익(1183억원) 역시 전년동기 및 전분기에 비해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44% 증가한 1119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2분기 증시 거래대금이 7조6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36% 가량이 증가한 가운데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지난분기 5.7%에서 6.0%로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브로커리지 부문의 호실적은 결국 사람 중심 경영을 밀어온 홍성국 사장의 힘이 컸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업계 불황으로 증권사들의 인력축소는 유행처럼 번졌다. 반면 대우증권은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실시하지 않았고, 홍 사장은 오히려 지난 2월 취임과 동시에 리테일 부문을 강화했다. 타 증권사들이 불황 속 리테일을 축소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홍 사장은 취임식 기념 간담회 당시 "대우증권을 지속 성장시키기 위해 소매금융의 비중을 50%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전략은 1분기부터 효과를 보였고,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더 개선된 실적으로 효과를 증명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초 이후 주식시장에 거래대금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리테일 수익으로 대다수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고, 리테일에 특히 집중한 대우증권은 1분기는 물론 2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며 더욱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홍 사장이 리테일을 축소한 것이 아닌 오히려 '독보적 PB 하우스'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PB를 육성해 자산관리(WM) 역량을 강화해 소매금융을 성장시키면 다른 사업 부문과의 불균형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발상도 호실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못지 않게 대형사로서의 강점도 살리고 있다.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가 완화로 기업금융부문에서도 실적상승세가 바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IB부문의 호조세로 2분기 기업금융 수익은 31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4억원 증가하며 2010년 이후 최초로 분기 IB수익이 300억원을 상회했다"며 "NCR규제완화 3개월 만에 기업금융부문의 실적상승 시현은 대형사의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WM(자산관리)부문에서는 신탁/연금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회사 최초 금융상품판매잔고 60조원을 돌파하며, 327억원 수익을 달성, 월별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수 있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홍 사장을 필두로 '사람'우선 정책을 추진 중인 대우증권 역시 인력감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 대우증권 노사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최종 인원 100여명을 확정해 통보한 바 있다.
반면 이번에 실시된 구조조정은 자발적 퇴직을 고려 중이던 직원들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대우증권 측은 "노사 양측간 심도 깊은 협의를 통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가 언제 다시 어려워질 지 모르는 상황이고, 회사 매각이라는 큰 과제도 안고 있어, 혹시 모를 인위적 구조조정보다 여건이 좋은 지금 자발적으로 퇴직을 고려하는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는 회사 체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퇴직금 및 위로금 지급으로 일시적 비용이 증가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우증권의 희망퇴직비용 254억원은 2분기 판관비에 반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