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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들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원이라도 높게 인수금액을 써 낸 곳이 동양시멘트를 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8000억원선으로 예상됐던 동양시멘트의 '몸값'도 다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 인수 후보군은 총 7곳이다. △삼표-산은 PE 컨소시엄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 △라파즈한라시멘트-글래우드 컨소시엄 △유진 PE-유진 계열사 컨소시엄 △한국레미콘협동조합-아스콘협동조합-위업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한림건설 등이다.
이들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삼표 컨소시엄과 한일·아세아 컨소시엄, 유진 컨소시엄, 라파즈한라 컨소시엄 등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일·아세아 컨소시엄은 최근 한일시멘트가 서울 역삼동 본사 사옥과 토지를 1321억원에 국민은행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동양시멘트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시멘트 인수를 위해 본사 매각까지 강행한 만큼 인수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유진 컨소시엄은 최근 실시된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에서 탈락한 만큼 동양시멘트 인수에 더욱 불을 켤 것으로 전망된다. 시내면세점을 통해 업역을 확장하고 정체된 매출을 끌어올리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어서 동양시멘트 인수가 매출에 변화를 줄 최선책이 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동양시멘트는 삼표 컨소시엄에게도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삼표는 이미 알려진대로 동양시멘트 재무담당 임원과 전 대표이사까지 일찌감치 고문으로 영입하며 인수전략을 짜 왔다. 업계에선 "예전부터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사를 많이 영입해 왔다. 이번에도 꼭 동양시멘트 인수를 염두해 두고 영입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 인사들이 동양시멘트 인수엔 '득'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세계 1위 건축자재업체인 라파즈홀심의 한국법인인 라파즈한라시멘트도 업계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동양시멘트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아스콘협동조합-위업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도 빼놓을 수 없는 유력후보다. 앞서 레미콘공업협동조합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들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해야 독과점 산업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시멘트업계 상위 6개사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서라도 업계 4위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서겠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이처럼 각사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동양시멘트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최종 낙점을 받을 업체는 결국 1원이라도 더 써낸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인수가격에 경영 능력 등 비정량적 요소를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이는 수치로 나타내 평가할 수 없는 만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하기 힘들 것"이라며 "결국은 누가 더 많은 금액을 써 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인데 이로 인해 동양시멘트의 인수가는 예상가보다는 다소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동양시멘트의 인수 예상가를 최대 7000억∼8000억원선으로 점치고 있다.
그는 또 "다만 너무 많은 금액을 써 내기에는 기업들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본입찰에 앞서 치열한 눈치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수전은 (주)동양이 보유한 동양시메트 지분 54.96%와 동양인터네셔널이 보유한 지분 19.09%를 매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