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대상 과잉 범죄화 심각... "배임죄는 민사 영역, 감옥 갈 죄 아냐""새정치민주연합 '유전무죄' 선전 문구는 '잘못'…"'有錢重罪' 풍토가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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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경제원이 기업인 사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자유경제원은 오는 8월15일 해방 70주년을 맞이해 기업인들을 포함한 특별사면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22일 여의도 자유경제원 5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업인 사면,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긴급 좌담회는 현진권 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또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과잉 범죄화의 대상이 되기 쉬운 기업인들에게 사면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재벌 총수의 사면을 반대하며 내걸고 있는 '유전무죄'라는 선전 문구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유전중죄(有錢重罪) 풍토가 더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전삼현 교수는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제인들에 대한 특별사면이 필요한 시기"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은 정치적 고려보다는 민생안정과 경제발전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전 교수는 "헌법 제79조 제1항에서는 대통령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사면, 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특별사면은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발동하는 '통치행위'이며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기에 별도의 절차와 요건이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조동근 교수는 "과잉범죄화로 많은 기업인들이 전과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도덕적 비난으로 끝날 사안과 민사로 해결될 사안을 범죄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도덕과 법은 다른 척도"라며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짓을 했다고 그리고 눈살 찌푸리는 행동을 했다고 그 사람을 감독에 가둘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동근 교수는 "많은 기업인들이 배임죄로 처벌을 받고 있는데 사실 배임죄는 걸면 걸리는 범죄"라며 "배임에 의한 과잉처벌을 막으려면 경영판단의 원칙을 상법에 도입할 필요학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경제민주화에 중독된 일부 국회의원들이 대기업 오너를 겨냥한 표적입법을 한 경우도 있다"며 "반기업 정서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최준선 교수도 배임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기업인 또는 기업총수가 저질렀다고 해 기소되는 죄명은 대부분 횡령·배임죄"라며 "기업이 부도를 내면 90%가 배임죄로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배임죄의 본질은 배신이고 배신은 윤리 문제이며 윤리 문제는 민사적 구제수단으로 충분할 것이며 이를 반드시 형사적으로 처벌할 이유가 없다"며 "기업의 부도로 금전적 손해를 줬다면 손해 배상이라는 민사적 구제수단을 사용하면 되지만 정부가 개입해 기업인을 형사적으로 심판하고 감옥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단 한 번도 기업인 특별사면을 실시한 적 없으며 현 정부의 특별사면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인들은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 부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횡령·배임죄로 전과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