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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이 시점에서 상반기에 있었던 금융투자업계 주요 이슈를 짚어보고, 하반기에 눈여겨볼 이슈도 정리해보고자 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여의도 증권가에 다시 활력이 넘치고 있다.
우선 증시가 살아나고 있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이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81포인트 오른 774.4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2007년 11월 9일 779.04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782.64포인트까지 치솟았다. 말 그대로 코스닥 열풍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도 전년 대비 85.3% 증가한 3조6500억원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사들의 수익도 올라갔다. 1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2분기에도 미소를 머금고 있다.
실적발표를 마친 KDB대우증권과 실적발표를 앞둔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 8곳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7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41%, 영업이익은 213% 증가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HMC투자증권은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2956억원, 영업이익 404억원, 세전이익 41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3%, 109.4%, 151.9% 증가한 실적이다.
KDB대우증권도 올 상반기에만 벌써 매출액 2조5402억원, 영업이익 2962억원, 당기순이익 229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1%, 135.8%, 134.1% 급증한 수치이다.
지난해까지 지점 통폐합,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부터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15일에 도입된 가격제한폭 확대도 중요한 변화였다. 기존 하루 가격제한폭 ±15%를 ±30%로 확대해 시장을 좀 더 유연하게 만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상·하한가 종목수가 오히려 감소했다. 일평균 상한가 종목은 코스피의 경우 6.4개에서 7.0개로 늘어났고, 코스닥은 12.3개에서 3.7개로 줄었다. 합쳐서는 18.7개에서 10.7개로 감소했다. 일평균 하한가 종목도 코스피의 경우 0.8개에서 0.2개로, 코스닥은 3.3개에서 0.2개로 줄었다. 전체적으로 4.1개에서 0.4개로 감소했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과 거래 대금도 상승했다. 가격 안정화에도 기여해 시행 1달여간 성적표는 아주 양호한 셈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였다.
법적인 공방에 이어 임시주총에서의 표대결까지 펼쳐지며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투기성 헤지펀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동시에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가 취약하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표대결에서 합병 찬성으로 결론이 났지만, 엘리엇 이외에 추가적인 헤지펀드의 공세를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IPO(기업공개) 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올 상반기에 36개(스팩 20개 포함) 종목이 IPO를 마쳤다. 전년 동기 8개에 비해 350% 급증했다. 공모금액도 8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어났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주요 이슈다. 이날 구체적인 시행령 시행규칙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사모펀드 규제가 완화돼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1호 헤지펀드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된 것도 의미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벤처기업들은 온라인 펀딩 업체를 통해 초기 투자금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창업자들은 다수의 소액투자자에게서 공모 형태로 사업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역시 통과됐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보험과 증권, 카드사를 비롯한 제 2금융권으로 확대했다. 지금까지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대상은 은행과, 은행지주사, 저축은행으로 한정돼 왔다.
첫 번째 케이스가 현대증권을 인수한 오릭스 PE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오릭스 PE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 중이다.
또 올해는 M&A 이슈도 많았다. 특히 자기자본 순위 5위인 현대증권이 일본의 오릭스 PE에 넘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의 커다란 지각 변동 중 하나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을 흡수 합병해 6월에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2015년 하반기 역시 지켜봐야 할 이슈들이 많다.
9월부터는 KDB대우증권의 매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자기자본 2위의 초대형 매물이 M&A시장에 등장하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또 한번 시장이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9~10월에는 선강퉁이 시행될 예정이다. 선강퉁은 중국 선전(중소기업 위주)과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이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후강퉁에 이은 후속 조치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선전과 홍콩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작업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 9월에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 받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본인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는 사업자가 1~2곳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KDB대우증권,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IPO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대형 종목들인 LIG넥스원, AJ네트웍스, 제주항공 등이 IPO를 앞두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코스피 20곳, 코스닥과 코넥스 각각 100곳 등 총 220개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