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동결됐지만 연내 인상 당연한 수순…국내 상장사 실적 우려도
  •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가 동결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심리가 남아있는 데다가 어닝시즌을 맞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2000포인트 선을 횡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0일 KDB대우증권은 8월 월간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를 1950~2100포인트 선으로 잡았다. 코스피 12개월 예상 시장 컨센서스 주당순이익(EPS)의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과 이머징마켓(신흥국 시장) 리스크 부각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동반 조정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란 설명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상승 가능성보다는 조정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둔다"며 "포트폴리오는 경기방어주(통신, 필수소비재)와 저베타 주식(주가 민감도가 작은 주식), 고배당주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넓게 나가서는 3분기 동안에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이슈와 국내 펀더멘탈 부진을 반영한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의 경우 연내 예고된 수순이어서 당분간 인상 우려에 대한 선반영감은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점진적으로 시장은 금리인상의 명분이 되는 미국경기 정상화에 보다 주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3분기 동안 코스피가 1980~2150포인트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와 국내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감 부족에 기인해 2000포인트 선을 하회하는 등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에 2000포인트 선을 하회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대외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된 가운데 환율 급등이 부담 요인이긴 하지만 2000선을 깨고 내려갈 정도의 충격파는 아니다"라며 8월 월간 코스피 밴드를 2000~2150선으로 제시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2050~2150포인트 선에서 횡보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7월 주식시장의 조정 원인이었던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8월 들어서는 국내 주요기업들의 실적과 메르스 이후 내수경기 회복 등 국내 이슈로 이동할 것으로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종식 선언과 1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을 포함, 총 22조원의 재정보강으로 하반기 내수 경기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2분기 어닝 시즌을 맞은 국내 기업들도 메르스 확대 등으로 우려가 높았지만 저유가와 저금리 등으로 이를 상쇄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11시28분 현재 전거래일대비 7.83포인트(0.38%) 내린 2030.45를 지나고 있다. 장 초반 2040포인트를 상회했던 지수는 삼성전자가 부진한 성적표를 내밀면서 장중 한 때 2020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같은 시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59억원, 23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고, 개인만이 홀로 701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