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이상 수출로 이익내는 국내 정유 4사中 공급량 증가 전망, '정제마진' 하락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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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정제로 생산된 석유 제품의 40% 이상을 수출하는 국내 정유 4사가 중국 정유사들의 석유 제품 생산량 확대로 수출 시장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의 소형 정유사들이 직접 원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면서 "그동안 국영 석유회사를 통해 원유를 구입하며 수수료를 냈던 일부 정유사들은 수수료 부담을 덜면서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내 소형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원유 직수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노펙(SINOPEC) 등 국영 석유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원유를 구입하던 중국 내 소형 정유사들이 하루 평균 최대 70만 배럴의 원유를 해외 시장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이미 세계 석유 제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이 원유 수입량을 늘려 더 많은 양의 석유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하루 1410만 배럴을 정제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하루 1880만 배럴을 정제하는 미국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정유사들이 국제 시장의 지배력을 더 높인다면 수출에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에게는 위기로 돌아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은 정제마진에 따라 좌우된다"며 "중국 정유사들이 석유 제품을 대량으로 국제 시장에 푼다면 정제마진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나프타 등 석유 제품을 생산, 판매해 얻는 수익으로 석유 제품 공급량이 늘어나면 정제마진은 줄어든다.
국제 석유 제품 시장에서 정제마진이 하락한다면 수출로 상당한 영업이익을 보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은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생산한 석유 제품의 40% 이상인 2억 2819만 배럴을 해외에 판매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국에 비해 고도화된 원유 정제 기술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석유 제품 생산을 확대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설 전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