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 제일기획에 이노션 상장·오리콤 덩치 키우기로 반격
  • 삼성, 현대차, 두산의 오너 3·4세간 경쟁이 광고대행사 시장에서 본격화 된다.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기획이 압도적인 1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이노션이 코스피에 신규 상장됐다. 여기에 두산그룹 계열의 오리콤이 한컴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전개되는 양상이다. 제일기획 이서현 사장은 수성을,  이노션 정성이 고문은 추격을, 오리콤 박서원 부사장은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노션은 지난 5일 6만2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7월 17일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된 이후 공모가 6만8000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2005년 설립된 광고대행사이다. 상장일 기준으로 최대주주 정성이 고문(지분율 28.0%) 등 특수관계인 3인이 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주식수는 2000만주이며, 상장 이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580만주(29%)이다. 

     

    정성이 고문(54세)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정의선 부회장의 누나이다. 현대차그룹 3세로 직책은 고문이지만, 최대주주로써 이노션의 실제 주인이다. 이노션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7447억원, 영업이익 835억원, 당기순이익 838억원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평가 받았지만, 아직까지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익희 SK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풀체인지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강력한 마케팅 활동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노션의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했다.

     

    두산의 오리콤은 7월 14일 한화그룹 계열의 한컴 지분 100%를 24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 인해 오리콤은 대형 광고대행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컴 인수의 중심에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부사장(37세, CCO)이 있다.

     

    그는 두산 오너 4세로 광고 전문가이다.  미국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2006년에 빅앤트인터내셔널이라는 광고회사를 설립했다. 오리콤에는 지난해 10월 합류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오리콤은 코스닥 상장사로, 5일 종가는 7600원이다. 3월말 기준으로 (주)두산이 67.0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박 부사장은 보통주 1.92%, 우선주 1.1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945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448억원, 영업이익 2500만원, 당기순이익 6억27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박 부사장이 한컴을 발판으로 향후 광고대행사 시장에서 오리콤의 입지를 얼마나 넓혀 갈수 있을지가 관심사이다.

     

    이노션과 오리콤의 반격을 막아내야 하는 곳은 제일기획이다. 제일기획은 삼성그룹 계열의 광고대행사로 업계 1위이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6663억원, 영업이익 1268억원, 당기순이익 102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1조3185억원, 영업이익 663억원, 당기순이익 518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3%, 2.26%, 2.27% 증가한 실적이다.

     

    3월말 기준으로 제일기획은 최대주주 삼성물산(12.64%)을 포함해 삼성전자(12.60%), 삼성카드(3.04%) 등 주요계열사가 지분을 총 28.28% 보유하고 있다.

     

    이서현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43세)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여동생이다.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제일기획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너 3세로 경영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코스피에 상장된 제일기획은 지난 5일 1만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일기획 위상과 덩치에 맞지 않게 부진한 상황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실적 안정성,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며 “삼성전자의 마케팅 비용 축소에 따른 우려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메르스 여파 등으로 부진했던 광고시장은 하반기에 이연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3분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 출시와 4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 수혜가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