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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량에 대한 인기가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도 지속 높아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판매된 전체 디젤차량 수는 전년동기대비 2.2배 늘어난 8만2000여대다. 사실상 연간 10만대 판매 돌파가 확실시 되는 상황으로, 이는 지난 1996년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에서 디젤차량의 존재감은 거의 미미했다.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됨과 동시에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에 집중했던 탓이다. 2009년만 하더라도 연간 디젤판매 총 대수는 약 5000대에 불과했다.
이후 '클린디젤' 기술이 도입되면서부터 분위기는 서서히 반전됐다. 디젤차 또한 친환경차 세제혜택대상에 포함되며 취득세, 중량세 등이 면제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클린디젤 등 친환경차 판매촉진을 위해 각종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디젤차 인기 회복에 한몫했다.
아울러 BMW 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일본 내 디젤시장의 판을 키운 점도 있다. BMW는 320d, 520d, X3, X5 등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지속 디젤차 투입을 확대하고 있다. 벤츠 또한 G350, CLS220 등 고급 모델을 중심으로 디젤 라인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소형차 '데미오'와 SUV 'CX-3'을 앞세운 마쓰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랜드크루저'를 내놓은 토요타 등 현지 업체들도 디젤 모델의 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마쓰다의 경우 경쟁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에 매진할 때, 디젤엔진 효율화 개발에 집중했던 효과를 최근 톡톡히 보고 있다.
마쓰다의 올 상반기 '데미오'와 'CX-3'의 판매는 총 6만2000여대로, 전체 디젤차 시장의 76%를 차지했다. CX-3의 연비는 경쟁 차량인 혼다 베젤(20.0km/ℓ), 크로스폴로(21.9km/ℓ)보다 우수한 25.0km/ℓ수준이다. 토요타의 경우 마쓰다의 디젤엔진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 5월 이 회사와 기술 제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일본에서의 이같은 디젤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재우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디젤라인업 강화, 디젤엔진 신규 개발, 생산능력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현지 디젤차 판매 증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