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 상장순환출자 고리 80% 이상 해소해 지배구조 단순화투명한 롯데 위한 과감한 첫 걸음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룹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룹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경영권 분쟁이 터진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이 일본 계열사 지분 비율을 축소하고,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시키겠다는 초강수는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혁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걸어 잠궜던 대문을 열어 시장의 감시를 받겠다는 선언이다. 상장기업은 기본적으로 공시 의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경영 결정에 대해서 투자자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가 상장된다면 지배구조가 투명하게 재정립될 수 있는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로 19.07%를 보유하고 있다. 제L투자회사(L1∼12)가 72.65%, 광윤사가 5.45%, 일본 패미리가 2.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지분율 합산은 총 99.28%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상장될 경우 이들의 지분율을 일반 주주들이 매입할 수 있게 돼 일본 자본의 지분 축소가 가능하며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도 약해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그간 기업공개를 꺼려왔던 롯데그룹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텟롯데를 상장시키겠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투명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하고 있다.


  • ▲ 서울 중구 롯데호텔ⓒ연합뉴스
    ▲ 서울 중구 롯데호텔ⓒ연합뉴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중장기적인 과제로 넘기기는 했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순환출자 고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영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의 80% 이상을 해소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약 7조원 가량 들여서 연말까지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80개 계열사의 416개 순환출자 고리를 풀려면 7조 원 가량의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경제 전문가는 "상장 시 전체 지분의 25% 이상을 일반인에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때 유입되는 현금으로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 관측했다.

    또 롯데가 한국의 국민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신 회장이 강조하고 나선 이상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비율이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희석되지만 그만큼 회사는 현금 확보가 가능해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존의 폐쇄적 롯데그룹 지배문화를 놓고 보면 신동빈 회장의 이같은 선언은 과감한 결단"이라며 "신 회장 자신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신동빈의 롯데를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