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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선방하던 현대기아차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에다 톈진항 폭발 사고로 대규모 차량 손실까지 입으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자동차 시장 판매는 베이징현대(현대차)와 둥펑위에다기아(기아차)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와 33% 급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상하이 폭스바겐은 24%, 상하이 GM은 20%가 줄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 해외 판매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현대기아차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합자회사들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치열한 판촉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GM 등은 이미 차값을 대폭 내리거나 인센티브(판매장려금)를 올리고 있다.
GM은 지난 5월부터 11개 차종의 가격을 1만(190만원)~5만4000위안(1020만원) 인하했다. 폭스바겐은 딜러들에게 10억 위안(1천9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 합자회사들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총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 또한 9월 신형 모델이 출시되는 투싼ix와 판매가 부진한 싼타페의 가격을 각각 2만 위안(380만원), 1만~3만 위안(190만원~ 570만원) 내리는 등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현대기아차 딜러들은 대당 1000만원에 달하는 할인까지 하는 상황이다.
중국 톈진항 대형 폭발사고도 최대 악재로 꼽히고 있다.
사고 당시 야적장에 있던 현대기아차 4100여대가 전소하면서 최대 1600억원에 대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르노 1500대, 폭스바겐 2700여대 등과 비교해도 피해 규모가 크다.
더구나 현대기아차의 경우 베이징현대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네시스·에쿠스 등 고급 차종들이 야적장에 있어 피해액이 커졌다. 물론 보험으로 전액 보상되지만 워낙 많은 차량이 한꺼번에 손실돼 중국 내 판매에 일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현대기아차는 중국발 악재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올해 하반기에 가격 인하와 신차 물량 공세 등을 통해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