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선 "롯데, 구조개혁으로 거듭나야"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 완승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신동빈 식' 롯데그룹 개혁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 역시 산적해 있어 주목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롯데홀딩스는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지배구조개선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고 밝혔다.

    1호 안건인 사외이사 1명 선임은 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참의원)과 후생노동대신 세무관을 지낸 사사키 토모코 테이쿄대 법학부 교수가 선임됐다. 이는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당초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으로 알려진 2호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안건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한일 양국 롯데를 모두 장악하게 됐다. 이날 신 회장은 경영과 가족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되다며 임원 해임 등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투명경영 약속 실천 등 구조개혁 '시급'
      신동빈 롯데로 탈바꿈… M&A 공격 행보 주목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문제를 수습하는 것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롯데의 정체성 논란을 비롯해 지배구조 문제, 거미줄 같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정리, 해외사업의 손실 회복 등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문제를 수습하는 것은 그의 몫이 됐다.

    우선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내부적으로는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형인 신 전 부회장 등 반 신동빈 세력 간 갈등을 봉합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것은 그가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지난주 대국민 사과문에서 약속했듯 롯데의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신 회장은 대중들 사이에 확산된 반 롯데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장기적으로 롯데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일본 롯데 계열사가 보유한 한국 롯데 지분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올 연말까지 그룹 내 80개에 달하는 계열사 중 유사업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통해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에서 확산된 반(反)롯데 정서를 빨리 가라앉히는 것도 중요하다. 두 나라 모두 식음료·유통 등 소비자와의 접점이 큰 사업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분쟁 과정에서 부각된 신 회장이 손실을 떠 안은 해외사업 역시 풀어야할 숙제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중국 투자 및 손실 보고 누락한 것 때문에 대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최근 4년간 중국 사업에서 1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중국사업뿐 만 아니다. 롯데그룹이 진출한 중국이외 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적자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

    가야할 길은 멀지만 현재 재계 안팎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미 경영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신 회장에 대해 재계는 본인의 능력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근면·성실'과 뚝심 있는 경영이 더해져 롯데의 DNA를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수를 중시했던 부친과 달리, 해외와 인수·합병 등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신 회장의 경영방식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한·일 롯데 간 시너지를 꾀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원롯데·원리더 체제가 위상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