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겨울 난방유 사용 증가… 정제마진 '회복'국제유가 하락, 석유 제품 소비 촉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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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하락으로 3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하락과 계절요인 등으로 4분기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회복돼 하반기 반짝 호황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을 기록한 뒤 올해 상반기 정제마진 상승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총 1조 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국내 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는 올 상반기 총 3조 4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업황이 부진했던 지난 2012년과 2013년의 연간 영업이익에 준하는 규모이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던 2011년의 연간 영업이익인 6조 9300억원을 바라볼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수익성을 결정짓는 정제마진이 3분기에 떨어지면서 하반기 실적 부진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제마진은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경유·등유 등으로 정제한 후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의미한다.
20일 국내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정제마진은 배럴당 7.2달러로 정유사들 수익 회복의 바탕이 됐지만 8월 들어 배럴당 3.8달러대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정제마진은 국제적 석유 제품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3분기 정제마진의 하락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4분기에 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석유 제품 수요는 겨울 난방유 소비 증가로 늘어난다. 국제유가의 하락도 석유 제품의 소비를 촉진하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변수로 4분기 석유 제품 수요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며 "3분기 정제마진 하락분이 4분기에 회복된다면 하반기 정유업계 실적 전망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유가가 급락하지 않는 이상 정유업계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흔히 저유가에 정유업계가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유가 하락이 석유 제품 소비량을 증가시켜 정유업계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원유를 사는 시점과 운송·정제해 판매할 수 있는 시점이 대략 한 달 정도 차이가 나는 정유업의 특성상 유가가 급격히 추락하지 않는 이상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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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제유가가 15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9일(현지시간)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은 배럴당 40.80달러였다. 지난해 9월6일 배럴당 110.53달러에 거래된 WTI의 가격이 절반 이상 추락한 상황에서 또 다시 50%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CNN에 출연한 미국 컴벌랜드자문사의 설립자 데이비드 코토크(72)는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미친 소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배럴당 20달러는 물론 15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코토크가 유가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원인은 원유의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현재 시장상황이다. 그는 "중국 경기 둔화로 수요는 줄어들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급 경쟁을 벌이고 있어 공급과잉이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