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세탁기 창원공장 가보니
"15초에 1대씩" 구슬땀

[르포]'세탁물을 쌓아두거나 옷감에 따라 나눠 빨 이유가 사라졌다.'

세탁기 두 대를 하나의 몸체에 합쳐놓은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첫 느낌이다. 이 세탁기는 드럼 방식과 통돌이 방식을 결합한 제품이다. 위에는 드럼, 아래는 통돌이(미니워시) 세탁기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LG전자 세탁기 공장을 찾았다. 이곳은 8년 연속 세계 1위에 도전하는 LG전자 세탁기의 핵심 생산기지다.

◇최첨단 자동화 설비·엄격한 품질 테스트.. LG 세탁기, 글로벌 1위 비결

공장에 들어서면 140미터 길이의 세탁기 제조라인이 보인다. 길게 늘어선 라인 위에는 트롬 트윈워시 상단에 올라갈 드럼세탁기 본체가 둥둥 떠다닌다.

제조라인은 자동화 설비로 설계돼 있다. 세탁기 겉 표면을 뜻하는 캐비넷을 'ㄷ' 모양으로 접는 장비와 뼈대를 세우는 공정을 거쳐 세탁조를 결합하는 기기까지 모두 자동화 설비를 타고 작업을 착착 진행한다. 다만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 손길이 녹아들어간다.

조립이 끝나면 곧바로 품질검사가 이뤄진다. 공장 직원들은 세탁조 내부에 물을 채운 후 빨랫감과 비슷한 성질의 실리콘 모형을 넣고 헹굼과 탈수, 스팀 분사 등 세탁기가 갖은 모든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소음과 진동도 기준치와 비교해 얼마나 일어나지 일일이 살펴본다.

이처럼 트롬 트윈워시용 드럼세탁기는 사람과 기계의 조화 속에 15초당 1대꼴로 쉴 새 없이 생산되고 있다.

트롬 트윈워시 아랫 부분의 미니워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산된다. 협력회사로부터 조립된 반제품을 미리 받아 모터를 다는 등 핵심작업만 LG전자가 직접 맡는다. 품질검사 방식은 드럼세탁기와 동일하다.

포장 작업까지 마친 드럼세탁기와 미니워시는 각각 수도권,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25개 도시의 물류창고로 배송된다.

생산라인 주변에는 세탁기 시험동이 있다. 불량률 제로를 이루기 위한 이중 삼중의 검증이 진행되는 곳이다.

시험동 내부 진동시험실의 경우 상단 드럼세탁기에 투입하는 빨랫감의 크기와 재질 등을 달리해 상황별 진동 크기를 확인한다. 실내온도를 영상 5도에서 35도까지 다르게 적용하면서 세탁기 바닥 받침대에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검사한다. 세탁기를 미끄러운 타일과 원목 마루 등 다양한 재질 위에 세워놓고 진동 수준을 측정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시험포 순환'이란 명찰을 단 실험실도 있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흰색과 주황색, 파란색 등 모두 5가지 색깔의 옷감을 넣고 물살 움직임을 살핀다. 이를 통해 세탁기 모터와 세탁 코스별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점검한다.

동전과 라이터, 고무줄 등 9가지 이물질을 세탁조 넣고 작동시키는 가혹한 검증도 이뤄진다. 어떠한 이물질에도 끄떡없는 세탁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세탁기 문을 1만 번 넘게 반복해 열고 닫으며 내구성을 판단하는 과정도 거친다.

김철융 LG전자 세탁기생산담당 상무는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세탁기 제조라인과 엄격한 테스트를 실시하는 시험동은 LG전자 세탁기의 완벽한 품질을 책임진다"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탁기 1위를 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른·아기-검정·흰색' 옷 구분 없이 세탁 가능.. 판매량 5배 급증 '인기몰이'

트롬 트윈워시는 두 대의 세탁기를 따로 돌리거나 동시에 세탁할 수 있다. 부피가 크고 오염이 심한 빨래는 상단의 드럼세탁기에서, 매일 갈아입는 양말과 속옷, 수건 등 소량의 빨래는 미니워시에서 분리해 빨 수 있다. 어른 옷과 아기 옷, 검은 옷과 흰 옷 등 빨랫감을 구분해 세탁기를 두 번 돌리는 번거로움이 없어진 셈이다.

특히 미니워시의 경우 책상 서랍처럼 입구를 당긴 다음 빨래감을 넣고 세탁을 버튼을 누르면 된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헹굼과 탈수, 소량세탁, 아기옷, 란제리, 소량삶음 등 대형 세탁기 못지않는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있다.

트롬 트윈워시는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다이렉트드라이브(DD) 모터를 장착했다. 또 기존 17kg 이상 용량의 드럼세탁기를 쓰고 있는 소비자는 미니워시만 별도로 구매해 트롬 트윈워시 제품으로 간편하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이 같은 편리함이 입소문을 타면서 트롬 트윈워시는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달 말 예약 판매 기간 동안 하루 판매량이 기존 동급 용량 세탁기(21KG 기준)의 최대 5배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3배 수준을 유지하며 새로운 세탁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는 17KG 이상 대용량 세탁기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이 트롬 트윈워시가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트롬 트윈워시 개발에 공을 들였다. 8년간 무려 150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분리 세탁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집중 공략한 것이 돌풍의 배경이다"면서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는 공간과 시간, 에너지 절약에 크게 도움을 주는 혁신적 제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