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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최근 거센 수입차 열풍 속 특히 주목받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프랑스 완성차 메이커 '푸조'다.
대부분의 수입차 메이커가 매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푸조의 경우 특히 괄목할 만 하다. 푸조의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판매 성적은 1671대에 불과했다.
올 들어서는 그 숫자가 3588대까지 늘며, 약 115%의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비 차량 판매대수가 50% 이상 늘어난 곳은 미니, 랜드로버, 포르쉐, 시트로엥 정도지만 100%를 넘어선 곳은 거의 전무하다.
이러한 푸조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소형 SUV '2008'이다. 전체 판매 3588대 중 '푸조2008'의 계약분만 2025대에 달한다. 수입차 치고 비교적 낮은 가격에다가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하는 덕에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실제 주행능력과 탑승감, 연비수준은 어떻게 될 지 직접 운전대를 잡아봤다. 시승코스는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에서 인천 강화군 강화대교까지 왕복 약 100km에 달하는 거리다. 올림픽대로, 김포한강로, 김포대로 등 비교적 길고 넓다란 길들을 통행했다.
먼저 외관은 2030세대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만큼 세련미가 돋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크지 않고, 헤드램프도 비교적 앙증맞은 모습이다. 테일램프의 경우 푸조 브랜드 상징인 사자와 비슷하게 생겼다.
실내 디자인은 꽤 심플한 편이다. 우선 일반 차량 대비 비교적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온다. 경제성을 강조한 차량인 만큼 복잡한 기능들 없이 센터페시아 버튼들도 비교적 간결한 모습이다. 시동은 물론 시트조절의 경우 자동버튼 방식이 아닌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
운전석 및 조수석의 경우 딱히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뒷좌석에 탑승할 시에는 무릎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라 살짝 불편할 수도 있다. 가족여행에 제격이라기 보다는 연인 내지 젊은 부부들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액셀을 밟고 출발해보니 초반 가속감은 좀 답답한 면이 있다. 일정 속도를 넘어서 150km/h정도까지는 무리없이 차량이 치고 나갔다. 그 이상의 속도를 낼 시에는 가속이 그렇게 빠르게 붙지도 않을 뿐더러 풍절음도 거세진다.
사실 배기량 1600cc의 이 차량은 고속주행에 초점을 맞춘 달리기용 차량은 아니다. 푸조 2008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92마력, 23.5kg·m이다.
푸조를 운행해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독특한 점은 변속시 느껴지는 '울렁거림'이다. 이는 푸조2008에 수동기반전자제어변속기(MCP)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이라는 최근 트렌드와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무게가 가벼운 편이라 연비향상은 물론 내구성도 좋은 편이다.
어쨋든 이 부분은 분명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마치 수동으로 기어를 변속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를 재미로 받아들이는 운전자가 있는 한편, 편안함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역시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복합 기준 17.4km/ℓ(도심 16.2km/ℓ, 고속도로 19.2km/ℓ에 달하는 높은 연비다. 실제 넓직한 도로를 위주로 달려보니, 딱히 연비주행에 신경쓰지 않았음에도 18.8km/ℓ에 달하는 연료효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
푸조 2008은 국내 시장에 1.6 e-HDi '악티브(Active)' '펠린 S(Feline S)' '펠린 L(Feline L)' 등 총 3개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각각 부가세 포함 2650만원, 2980만원, 30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