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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됨에 따라 브라질 펀드와 국채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특히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0일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강등함에 따라 브라질 채권과 헤알화 가치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이미 큰 폭의 손실을 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의 금리 인상 임박에 따른 달러화 강세, 정치 불안 등 부정적 이슈까지 겹쳐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를 통해 투자된 브라질 국채 규모만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연 10%를 훌쩍 넘는 금리를 투자 포인트로 지목하며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반면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며 헤알화 가치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짐에 따라 통화 가치에 연동하는 국채 투자의 평가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원/헤알화 환율은 2010년 7월 690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지난 4일 역사적 저점인 312.58원까지 추락하며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자 수익 등을 감안해도 고점에 브라질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평가손실 규모가 투자 원금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원/헤알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조아킹 레비 재무장관 사임, 포퓰리즘 정책 재추진 우려 등이 현실화될 경우 원/헤알 환율이 300원선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도 있기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손절매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나 연구원은 "채권은 보유기간에 비례해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이라며 "최악의 경우에도 만기보유로 약정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평가손실을 확정하기보단 더 나은 매매 시점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두터운 외환보유고 등을 고려할 때 디폴트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조정이 후행적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과거 러시아도 등급조정 이후 자산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며 "브라질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장기투자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은 물론 브라질 관련 펀드들도 성적이 부진하다. 지난 9일 기준으로 브라질 주식 펀드 50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1.08%에 달했다.
이는 다른 모든 유형의 주식형 펀드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최근 1년 수익률은 -48.59%, 3년 수익률은 -51.46%로 더 나쁘다.
올해 들어 브라질주식 자금 유출입이 거의 없어 펀드 투자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자산 내에서도 원자재 관련 신흥국에 대한 비중 축소 관점을 유지한다"며 "해당 증시의 낙폭이 커지며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낮아졌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기술적 반등을 겨냥해 비중을 확대하기에는 여전히 상승동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