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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균의 시승기]티볼리 돌풍으로 'SUV 세대교체'를 선언한 쌍용차가 맏형인 프리미엄 렉스턴까지 강력한 성능으로 담금질해 복귀시켰다. 국내에 판매 중인 프레임 방식 SUV 중에서 가장 먼저 유로6를 적용한 '대한민국 1%' SUV 렉스턴W가 주인공.
파워트레인의 변경과 함께 내외관 디자인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고,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벤츠 7단 E-트로닉 변속기로 교체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프리미엄 SUV에 해당하는 렉스턴W는 내수시장에서 국산과 수입 모델와 경쟁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2012년 3세대로 혁신한 이후 3년여간 쌍용차 DNA를 계승하며 간판 모델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쌍용차는 렉스턴W와 함께 패밀리밴 '코란도 투리스모'도 새롭게 출시해 공세 고삐를 죄고 있다.
쌍용차는 기존 모델이 월간 400~500대를 판매된데 비해 'LET 2.2 신형 디젤엔진'을 탑재한 신형 렉스턴W와 코란도 투리스모는 월간 800~1000대로 2배 이상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단단한 프레임 보디…거친 오프로드서도 '듬직'
쌍용차의 정통 SUV 계보를 잇는 신형 렉스턴W의 특징은 프레임 보디 방식이다. 최근 출시되는 SUV와 달리 보디 하단을 일체형 철제 프레임으로 구성하고 그 위에 보디를 얹는 구조. 무거운 짐을 싣거나 끄는 상황, 그리고 차체가 비틀어지는 상황에서 힘을 견뎌내는 마진이 높다. 쉽게 말해 뼈가 굵고 단단한 구성이다.
시승코스에 가평 칼봉산 일대의 오프로드 구간이 포함되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돌밭 험로에서 전후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운전 환경에서도 승차감과 움직임은 부드럽다. 좁은 오프로드 우측으로 아찔한 낭떨어지가 펼쳐져 있지만 그립감에 듬직함이 전해진다. 가속페달을 거침없이 다뤄도 타이어는 온로드같은 밀착감을 보여준다.
번갈아 시승한 렉스턴W와 코란도 투리스모는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완만한 오프로드에서는 2H 모드를 통해 후륜에 동력을 전달하고, 물길이 포함된 중급 오프로드에서 4H나 4L을 선택해 사륜구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전자식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 돋보인다.
노면 상태에 따라 구동력을 배분하는 풀타임 사륜구동 방식과는 달리 인위적으로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
렉스턴W은 오프로드에서 2H와 고속 사륜을 지원하는 4H를 번갈아 테스트하면 큼직한 돌이 박혀 있는 흙길을 안정감있게 돌파했다. 높은 최저지상고와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한 부드러운 서스펜션, 그리고 적당한 유격을 허용하는 스티어링의 세팅은 운전자를 편안하게 배려한다.
칼봉산이 험하기로 유명한 지형인만큼 차체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한다. 네 바퀴에는 전달되는 노면의 충격은 제각각으로 차체가 비틀리는 힘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가혹한 환경에서 모노코크 보디 보다는 프레임 보디가 높은 강성을 유지한다.
패밀리밴 타입의 투리스모 역시 4H를 선택하고 속도를 높일 때의 감각은 오프로드에서도 믿음직스럽다. 렉스턴보다는 높은 차체에도 불구, 미끄러운 흙길 노면에서 네바퀴가 밀려나는 상황은 자제돼있다. 곡선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스티어링 휠의 방향으로 차체를 끌어간다. 경쟁모델인 기아차 카니발에는 전륜구동만 지원돼, 구동방식에서 코란도 투리스모가 경쟁력을 갖는다.
◇ '파워 업' 민첩해진 가속성과 정숙한 주행
렉스턴W에는 새로운 2.2리터 LET 디젤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178마력에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LET는 Low-End Torque의 약자로 공회전에 가까운 1400rpm에서 최대토크가 발생되는 디젤엔진은 독보적이다.
새롭게 적용된 7단 자동변속기는 벤츠에서 완성품을 수입해 장착한 변속기다. 코란도 투리스모도 같은 스펙을 갖는다. -
벤츠 7단 E트로닉 변속기는 각 단별로 다른 압력의 솔레노이드를 적용해 부드럽고 신속한 변속감각이 특징이다, 1단 기어부터 락업 모드를 지원해 연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벤츠 S클래스와 E클래스, C클래스, GLK 등과 인피니티 QX70, Q50 등 유력 모델들도 같은 변속기를 채용하고 잇다.
일반 도로 주행에서 렉스턴W의 경우 가속력은 더 민첩해졌다.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까지 적용돼 저중속은 물론 중고속 영역까지 매끄러운 변속을 이어간다.
또 가속하는 상황에서도 디젤 엔진음은 조용하고 경쾌하다. 100km 고속에서도 쌍용차는 소음과 진동 개선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고, 이 때문에 디젤차를 꺼려 했던 국내 운전자들에게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전면 윈드실드에 차음 글래스를 적용해 엔진소음과 풍절음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쌍용차가 내수 확대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뉴 렉스턴W'와 '뉴 코란도 투리스모'는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신차 티볼리로 달궈진 쌍용차 브랜드 가치를 더 심화시킬 것으로 가대되는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