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택 회장 "서민층 경제적 부담 줄이고 소비 진작 위해 담뱃세 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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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담배세수가 12조6000억원을 넘어 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담뱃값을 올리기 직전인 지난해와 비교해 6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초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내건 '담배소비량 34% 감소' 주장은 "담배세수 증대를 위해 사리에도 맞지 않는 논리를 궁색하게 동원한 논리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담배협회로부터 받은 담배 판매량 자료를 토대로 올해와 내년의 담배 세수 규모를 추정한 결과, 내년 총 담배세수는 12조6084억원으로 예측됐다고 14일 밝혔다.

     

    담뱃값을 올리기 직전인 2014년의 담배세수(6조7425억원)와 비교하면 5조8659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올해 담배세수는 11조171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조4292억원 증가할 것으로 연맹은 예상했다.

     

    정부는 당초 담뱃세 인상으로 올해와 내년에 각 2조7800억원 가량 세수가 늘 것으로 예측했다.

     

    납세자연맹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평균 판매량인 3억1700만갑이 앞으로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추정한 결과, 올해는 정부 예상치보다 4조4292억원, 내년에는 5조8659억원이 더 걷혀 당초 정부 예상치인 각 2조7800억원보다 2배를 웃돈다고 제시했다.
     
    연맹은 "기획재정부와 조세재정연구원은 가격요인 하나의 변수만 고려한 가격탄력성(0.425)을 적용해 올해 이후 담배소비가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3개월간(6~8월) 담배판매량 추이로 계산해보면 올해 담배소비 감소규모는 23%, 내년엔 13%로 각각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흡연자 대부분은 서민층으로 지난해 담뱃세 인상 논의 당시 담뱃세는 역진적 특성을 가지며 서민증세이어서 이에 반대했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세제개편안에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형 또는 고가 가전제품, 보석, 가방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폐지하거나 인하하는 내용이 있는데, 담배에 신설된 개별소비세로 약 2조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소득자의 개별소비세는 낮춰주고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을 빼앗아가는 담배 개소세는 더 걷는 것이 과연 공평한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담배판매로 거둬들인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담배와 연관된 곳에 쓰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중 1%만이 관련 사업에 쓰이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 ▲ 담뱃값 인상 증세액. ⓒ납세자연맹
    ▲ 담뱃값 인상 증세액. ⓒ납세자연맹

     

    연맹은 "담배 한 갑당 부과되는 건강증진부담금은 354원에서 841원으로 증가, 올해 2배 가까이 늘어 3조원의 기금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흡연자와 무관한 건강보험재정지원, 질병관리본부의 일반관리비, 연구개발(R&D)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담뱃세 인상을 위해 행정부에 유리한 연구 결과를 무리하게 도출해 국민을 우롱한 관계자들은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면서 "서민층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소비 진작을 위해서라도 담뱃세를 인하하거나 기본적인 수준의 납세자 권리를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담뱃세 인상 직후인 지난 1월 담배 판매량은 1억7000만갑으로, 전달보다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판매량은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 올해 7월에는 3억5000만갑으로 최근 3년 동안의 월 평균 판매량인 3억6200만갑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