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까지 도수로(21㎞)·취수장 등 설치… 하루 11만5천톤 공급보령댐 저수량 예년의 39% 불과 제한급수 불가피… 가뭄 지속 땐 고갈 우려
  • ▲ 바닥이 드러난 보령댐 상류지역.ⓒ연합뉴스
    ▲ 바닥이 드러난 보령댐 상류지역.ⓒ연합뉴스

    충남 서부권의 가뭄 장기화에 대비하고자 금강 백제보물을 보령댐에 대기 위한 도수로(물 댈 도랑)가 내년 2월까지 설치된다.

    4대강 사업 이후 가뭄 해결을 위해 봇물을 활용하는 첫 사례다.

    정부는 24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72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가뭄이 장기화하는 충남 서부권의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할 수 있는 도수로 신설을 결정했다.

    보령댐 도수로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625억원을 투입해 관로 21㎞와 취수장 1개소, 가압장 1개소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관로는 부여대교 취수장에서 국도 40호선을 따라 보령댐 상류로 연결된다. 도수로가 설치되면 금강 백제보 하류에서 끌어온 물을 하루 11만5000톤씩 보령댐에 공급하게 된다.

    올해 보령댐 유역의 누적 강우량은 예년의 53%에 불과하다. 특히 8월 이후 강우량은 예년의 7% 수준으로 준공 이후 최악의 강우 부족을 겪고 있다.

    유례없는 가뭄으로 현재 보령댐 저수량은 예년의 39%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23일 현재 수위는 EL.59.43m로 저수율은 23.8%다.

    지금과 같은 가뭄 상황이 계속될 경우 내년 홍수기가 오기 전에 보령댐 고갈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토부 수자원개발과 관계자는 "현재 보령댐이 정상화되려면 500㎜쯤의 비가 와야 한다"고 부연했다.

    올해 보령댐 유역의 총 강우량은 648㎜쯤이다.

    다음 달부터 보령댐에서 용수를 공급받는 8개 시·군의 제한급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20%를 감축한다는 목표다. 절수계획으로 말미암아 발전량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게 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보령댐 저수량 부족에 대비해 지난달 5일부터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줄여 댐 저수량을 비축해왔다.

    이달부터는 보령댐 생공용수 공급량 중 하루 2만톤을 인근 용담댐과 대청댐에서 대체 공급하고 있다. 다음 달 초부터는 대체 공급 물량을 하루 2만6000톤까지 최대한으로 늘릴 계획이다.

    보령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절수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례없는 보령댐 유역의 가뭄 극복을 위해 비상 용수공급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국민이 조금씩만 물 절약에 힘을 모아준다면 가뭄 극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범부처 차원의 물관리 컨트롤타워인 '물관리 협의회'를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가뭄 발생 때마다 사전 예보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가뭄 예·경보 시행을 위한 수자원정보센터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