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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두산이 "지역 상생형 면세점을 만들어 동대문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며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출사표를 던졌다.
㈜두산은 지난 25일 동대문 두산타워를 입지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서를 서울본부세관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지역 상생형 면세점'은 면세점 내 매장 및 면세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 업체 등 주변 경제주체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지역 상권이 함께 만들어 가는 면세점'을 가리킨다.
두산은 면세점 입점에서 발생하는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극대화해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더 나아가 동대문 상권을 지금보다 더욱 확장하는 일에 앞장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하며 'K-Style' 타운을 조성하는 '인근 쇼핑몰과의 상생'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등을 통한 '소상공인과의 상생'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탐방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골목상권과의 상생'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밖에 동대문 상권의 특징인 심야 쇼핑에 외국인 관광객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심야 면세점'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면세점 운영 성과를 직접 공유하는 차원에서 동대문 지역 브랜드를 발굴, 입점시킴으로써 글로벌화를 지원하고, 중소기업 제품 판매 면적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갖출 계획이다. 특히 두타와 연계해 두타에서 발굴하고 육성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판로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영업이익 일정액을 지역에 환원하고 동대문 문화 관광 자원 개발, 지역 소상공인 맞춤형 복지 제공, 동대문 쇼핑 인프라 개선, 관광객 유치 및 해외 마케팅 활동 등에도 가시적 성과를 낼 실행계획을 마련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동대문 두타는 별도의 섬처럼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상권 중심에서 한 부분으로 녹아 들어 있기 때문에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주변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면세점과 연계한 관광, 쇼핑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동대문 상권 자체를 방사형으로 확장시키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경 1.5km내에 있는 흥인지문, 한양도성 성곽길, 낙산공원, 동묘, 신설동 풍물시장, 대학로 등으로 관광객 동선을 확장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산이 '지역 상생형 면세점'을 추진하는 것은 동대문 상권이 잠재력 만큼 발전하지 못하고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동대문 상권의 연간 매출액은 12조4000억원으로 2002년에 비해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 동대문시장은 고궁, 남산(N서울타워), 인사동, 신촌-홍대 주변, 남대문시장, 잠실(롯데월드) 등을 제치고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지역' 2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들은 방문객 증가가 곧바로 동대문 상권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두산은 설명했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710만 명으로 1위 지역 대비 80% 수준인데도 지출 규모는 1위 지역의 약 30%에 불과하다"면서 "면세점이 들어서면 면세점뿐 아니라 주변 상권으로의 낙수효과까지 강화돼 지출 규모가 2020년에는 현재의 두 배 이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면세점 입점 이후 향후 5년 간 면세점을 통해 동대문 지역에 신규 유치되는 관광객은 1300만명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구성에 있어서는 트렌드세터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쇼핑 스타일을 반영해 기존 면세점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매장을 구성할 계획이다. 우선 국내외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입점의향서(LOI)를 이미 확보한 460여개 브랜드를 테마에 맞춰 배치함으로써 쇼핑객이 취향과 목적에 따라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꾸밀 예정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국 대표 제품들을 소개하는 공간을 크게 갖추고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면세점 운영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운영으로 16년 동안 성공 스토리를 써온 두타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많이 반영할 계획이다. 두타는 1999년부터 '한국 패션 쇼핑몰'의 모델을 제시하면서 남성 디자이너 매장 첫 시도, 신진 디자이너 전문 매장 운영, K-패션의 글로벌화 등을 추진해왔다.
연간 방문객은 2230만 명에 이르고, 지난 16년 동안 160명 이상의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육성했다. 이런 결과로, 2010년 이후 정부기관, 패션유통 단체, 언론사 등으로부터 지역 경제 발전 공헌에 관한 상을 30여 차례 수상했다.
㈜두산의 '지역 상생형 면세점' 추진에 대해 동대문 상권은 적극 호응하고 있다. 각종 동대문 상인 단체들, 패션 디자이너 단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운영재단 등이 동대문 공동 발전 취지에 공감해 잇따라 ㈜두산과 업무협약(MOU)를 맺었으며 전통시장 상인들도 서명을 통해 면세점 유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동대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인 업계는 ㈜두산의 면세점에 큰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관계자는 ㈜두산과 패션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한국 패션 디자인이 지금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유망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세계에 알릴 채널이 마땅치 않다"면서 "면세점이 생겨서 한국 디자인을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두산 동현수 사장은 "이번 면세점 특허신청은 '제로 베이스'라는 원칙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똑 같은 선상에 놓고 따진다면 입지, 주변 상권과의 연계, 지역 특성에 맞는 운영 등 여러 면에서 '두타면세점'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은 동대문의 발전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촉매가 될 것이며, 동대문 발전은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지역 상권이 함께 참여해서 성장의 파이를 같이 키우는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