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코리아가 최근 세계 각국으로 번지고 있는 폭스바겐 디젤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스캔들과 관련해 "정확한 사태파악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는 뒤늦은 공식입장을 내놨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이슈화된 지 1주일여 지난 시점에 자사 홈페이지 한켠에만 이같은 입장을 게시하는 등 폭스바겐코리아의 소극적 늑장대응에 불쾌함을 보이는 국내 소비자들도 늘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5일 밤 자사 홈페이지에 '북미 디젤 엔진 이슈에 대한 폭스바겐코리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폭스바겐은 "신속하고 엄중하며 투명하게 모든 사안을 숨김없이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련 정부기관 및 당국과도 지속적으로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폭스바겐코리아는 폭스바겐 그룹의 일원으로서 한국시장에서 시판 중인 모든 차종에 대해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며 "향후 모든 전개과정을 시의적절히 전달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은 싸늘하기만 하다. 소비자들의 문의와 항의가 한창 빗발치다 1주일이 지난 시점에야 겨우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입장을 내놓은 영향이다. -
한 네티즌은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과 한국 소비자를 물로 보고 있는 듯 하다"며 "그 동안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다가 이제야 자사 홈피에 살짝 올려 놨다. 이 정도의 사안이라면 신문과 TV 등의 미디어를 통해 사과를 해야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추석전날밤에 공지를 하다니 심히 의도적이다"라고 밝혔고 "이따위로 나오면 안사면 그만. 철수하고 싶으면 철수하면 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밝힌 입장 중 '모든 차종에 대해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는 표현도 다소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지거나 한국정부가 요청을 할 경우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는데 자칫 폭스바겐 스스로 전수조사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폭스바겐 및 아우디 디젤차량 소유주 2명은 이날 폭스바겐그룹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국내 딜러사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발생 후 국내에서 제기된 첫 소비자 소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