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투자공사(KIC)를 대상으로 치러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KIC 수장인 안홍철 국감이나 다름없었다.
2일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져 진행된 국감에서 연일 안홍철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또 여당 의원들도 안 사장의 잦은 해외 출장문제와 자료 미제출 등을 공격했다. 여야 모두 안 사장의 자질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안 사장은 한국투자공사의 대표로서 자질 및 능력에 대한 공세가 잇따를 때 잠시 말문이 막히며 침묵할 뿐 물러나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홍철 사장이 물러나지 않아 KIC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며 "본인 외에는 KIC 사장을 맡을 전문성 있는 인재가 없다는 건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같은 당 김관영 의원도 "안 사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청와대·기획재정부·한국은행·국회 등 관련 기관들의 협조를 기대할 수 없다"며 "KIC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KIC 투자를 펀드매니저가 결정할 때가 있고 회의를 거쳐 결정할 때도 있다는데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개별적인 기준이 있다고 하는데 자료 제출 협조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안 사장이 취임한지 2년만에 32회나 출장을 다녀오는 등 국내에 없는 날이 너무 많다"며 "많은 출장에 비해 투자 수익률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안홍철 사장은 "부족한 부분 자성하고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는 거취와 관련된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해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안 사장의 침묵이 길어지자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답변을 하지 않을 거면 국감장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며 "본인 입장이 그렇게 곤란하면 사퇴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질의를 진행한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 사장의 연봉이 기본급과 성과급을 합해 4억원이 넘는다"며 "절대 수익률이 감소하고 있는데 2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안홍철 사장은 여야 의원들의 파상공세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안 사장은 "KIC 사장이 10년 동안 다섯 번이나 바뀌어 대내외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며 "KIC 수장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는 것도 업무 중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