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2세 소유의 계열사 일감몰아줬다는 의혹 제기
  • 해상운송업체 팬오션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하림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조사를 받고 있어 관련업계 관심이 쏠린다.

국세청 세무조사를 놓고 하림그룹이 오너 2세 소유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경영권 승계 사전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 조사 4국은 하림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 조사 4국은 국세청 내에서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고강도 조사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림은 지난 2012년 정기 세무조사를 받아 조세시효기간 5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더 이번 세무조사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반적으로 기업 세무조사는 횡령이나 세금 탈루 등 범법행위나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한 정기조사를 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림그룹 계열사는 닭 가공업체인 하림과 사료전문업체 제일사료, 양돈 전문업체 팜스코, 홈쇼핑 업체 엔에스쇼핑(NS홈쇼핑) 등 총 31개다.

현재 하림은 2개 지주사를 가지며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비상장사인 제일홀딩스가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로 중간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와 다른 상장사들을 거느린 형태다.

제일홀딩스는 자사주 81%와 김홍국 회장(7.3%)과 한국썸밷(6.9%)이 지분을 갖고 있다. 동물약품제조사인 한국썸벧은 김홍국 하림그룹회장의 아들인 김준영씨가 100% 지분을 소유한 '올품'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올품(구 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 식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다. 

현재 준영씨는 올품의 주주로만 등재되어 있으며 경영 참여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닭고기 부위별 판매업체인 올품이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웠고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속세 회피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이문용 하림 대표는 지난달 10일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서 사료값 담합과 관련해 리니언시 혜택을 받았음에도 담합 사실을 부인해 위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세무조사까지 이뤄지자 하림 내부에서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하림그룹 한 관계자는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하림 김홍국(57) 회장은 11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씨앗' 삼아 국내 최대 육가공기업을 일군 일화는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지난 6월 법정관리 중이던 팬오션을 1조79억원에 인수한 하림은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 편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