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세단 제타, 韓 '3104만원' vs 美선 '2100만원'에 판매
  • ▲ 7세대 골프ⓒ폭스바겐
    ▲ 7세대 골프ⓒ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을 통해 전 세계를 상대로 '클린디젤' 사기극을 펼친 폭스바겐이 국내에서만 고가로 차량을 판매해 논란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내보다 1000만원 정도 더 싸게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폭스바겐 준중형세단 제타는 국내에서 최저 3104만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약 2100만원(1만769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단순 최저가 비교인 만큼 탑재 엔진에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는 '2.0 TDI' 디젤엔진 모델만 판매되는 반면, 미국 최저가 모델은 2000cc 가솔린엔진이 탑재됐다. 미국에서 2.0 TDI 제타는 국내보다 약 800만원 정도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2.0 TDI'는 최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중심에 놓인 엔진이기도 하다.

    제타와 비교할 수 있는 국내 준중형세단은 현대차 아반떼다. 아반떼의 경우 미국에서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데, 현지에서 약 2000만원(1만7250달러)이면 구매할 수 있다. 아반떼와 제타의 국내 판매가격은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지만, 막상 미국에서는 동급차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제타 뿐 아니라 소형해치백 골프, 소형SUV 티구안, 중형세단 파사트 등도 마찬가지다. 골프의 국내 최저가 모델은 3110만인 반면, 미국에서는 약 2094만원(1만7995달러)에 판매되고 잇다.

    국내에서 가장 잘팔리는 수입SUV 중 하나인 티구안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3843만원~4930만원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3000만원도 안되는 가격(2만4890달러, 약 289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현대차 소형SUV 투싼의 경우 국내에서 2209만원~3044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약 2642만원(2만27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중형세단 파사트는 미국에서 최저 약 2484만원(2만1340달러)에 팔린다. 국내 판매가격은 3530만원~3916만원이다. 현대차 쏘나타는 미국에서 약 2532만원(2만1750달러)에 구입할 수 있고, 국내 판매가격은 1705만원~3132만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폭스바겐이라는 메이커 자체가 '국민차'로 시작한 대중 브랜드"라며 "BMW 벤츠 아우디 등과 같이 프리미엄 업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비싼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옵션 및 부품의 차이가 있으며, 국내에 낮은 트림의 모델을 들여와봤자 이를 찾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도 첨단사양 및 주행성능, 차량크기 보다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외제차를 구매하고 싶은 수요층이 매년 크게 늘고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획일화된 트림으로 높은 가격대로만 차량을 판매하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