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공청회에서 "대상그룹은 IMF 외환위기 당시, 가장 수입을 많이 냈던 라이신을 매각하고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했다"면서 "이후 그룹의 재무구조를 조미료 사업에 집중해 식품업계 강자로 자리 매김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활법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방식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사업재편 우수사례로 대상그룹을 들었다.
원샷법은 기업 스스로 신성장사업 진출, 중복·경쟁사업 통합, 부진사업 정리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절차 간소화, 세제 및 자금, 사업혁신 등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7월 특별법 형태로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당시 대상그룹은 무리한 사업확장 및 지분정리 등에 따라 부채비율이 436%에 달했고, 결국 사료업계의 반도체라 불리는 라이신(사료용 필수 아미노산) 사업을 독일 바스프사에 매각했다.
이후 대상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주가는 62%가 올랐고 고부가가치 사업인 아스파탐과 핵산조미료 수출에 주력해 수출액은 매각 전인 97년 상반기 344억에서 매각 뒤인 98년 상반기 550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대상그룹은 최근 라이신 산업부분을 화학제조업체인 백광산업으로부터 1207억원을 주고 되찾았다. 17년 만의 재인수를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반기업정서가 가장 큰 걸림돌"
정부 여당에서는 원샷법이 통과되면 주로 부실기업에게 적용돼온 기업의 합병, 분할 등 사업재편이 선제적으로 가능해 중소·중견기업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사업재편지원제도는 구조조정제도에 그쳐 사후 약 방문식이라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이현재 의원은 "97년 금융위기때 국고가 168억 투입됐지만 아직까지 63조가 회수되지 않고 있다"며 "96년 금융 불신에 나타난 금융불신이 97년 금융위기로 돌아왔다.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원샷법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소개하기 위해 가와구찌 일본 도시샤대 교수도 참석했다.
가와구찌 교수는 "지금까지 일본 경제가 과잉규제, 과소투다, 과다경쟁이었다면 산업경쟁력강화법이 도입되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이 늘었고 민간 투자가 확대돼 산업력이 부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재편의 대상에서 생상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사업활동을 특례로 인정하는데 ROA가 2%이상 늘거나, 유형고정자산 회전률이 5%이상 증가하는 등 구체적인 지침이 있다"고 밝혔다. 가와구찌 교수는 "원샷법으로 기업 간 인수합병이 활성화돼 일본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다양한 기업재편수단을 인정하지만 삼각주식교환, 삼각분할합병 등에 대한 규정이 없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 법이 통과되기 까지 가장 큰 문제는 재벌특혜법으로 폄하하는 반기업적 정서"라면서 "일반 정상기업에게는 적용되지 않게 설계돼 재벌특혜법은 터무니 없다"고 강조했다.
원샷법 통과 여부에 국내 제조업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공청회가 이헌재 의원실과 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TF, 여의도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경제6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 점도 이같은 기류가 묻어난다.
지난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기업 150개사, 중소·중견기업 350개사 등 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재편 지원제도에 관한 기업 의견을 물은 결과, 10곳 중 8곳은 법안 통과를 지켜본 뒤 사업 재편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새누리당 차원에서 확실하게 지원해서 꼭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며 두 차례나 허리 숙여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