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폐유통 늘려 경기 부양 나서… 달러화 강세로 원유 가격 하락OPEC 감산 합의 실패, 수요 넘어선 공급 지속 '유가 하락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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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원유(Crude Oil) 가격 변동을 견인하는 3대 원유 중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Brent) 원유의 가격이 23일(현지시간) 동시에 하락했다. 국내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Dubai) 원유의 가격은 이날 세계 3대 원유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3일 책정된 WTI의 가격은 배럴당 44.60달러였다. 전날 45.38달러에 장을 마감했던 WTI의 가격은 전일 대비 0.78달러 하락했다. 지난 16일 47.26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뒤 45달러대로 추가 하락한 WTI는 계속되는 가격 하락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44달러대로 또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23일 형성된 Brent 원유의 가격은 배럴당 47.99달러였다. 전날인 22일 48.08달러를 기록했던 Brent 원유는 이날 배럴당 0.09달러 하락한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6일 배럴당 50.46달러로 시작한 Brent 원유는 세계 3대 원유 중 유일하게 50달러 선을 지켰지만 역시 가격 하락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40달러대로 하락했다.

    선물이 아닌 현물로 거래되는 Dubai 원유는 23일 세계 3대 원유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전날 배럴당 43.71달러에 거래됐던 Dubai 원유의 가격은 이날 배럴당 0.19달러 상승해 43.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배럴당 46.58달러에서 43.90달러까지 이번 주 Dubai 원유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이날 가격이 상승하면서 계속된 하락세를 잠시 멈췄다.

    한국석유공사는 23일 세계 원유 가격의 전반적 하락 원인으로 달러화 강세와 석유 초과 공급 지속 우려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유가하락을 견인했다. 23일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인민은행의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각각 0.25%p, 0.50%p 인하했다.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는 시장에 돈이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세계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던 중국이 성장 둔화로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세계의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경제 대국 미국의 달러를 사들이게 되고 시장에 달러가 사라지면서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달러의 가치 상승하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세계 원유들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원유 가격이 달러화 강세에 따라 하락한 이유는 원유의 가치는 동일한데 달러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원래 배럴당 40달러에 거래됐다면 달러 가치의 상승에 따라 배럴당 40달러 이하의 가격에서 거래가 성사된다.  

    미국의 셰일가스가 에너지 시장에 지난 2006년부터 등장하면서 세계 원유 시장은 초과 공급의 우려가 늘 존재했다. 최근 그동안 핵 무기를 개발한다는 의혹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제 제재를 받았던 산유국 이란이 다시 원유 수출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초과 공급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중심이 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생산과 수출량을 줄이기 위해 모였지만 감산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OPEC에 속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정부를 운영하며 별다른 산업 기반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배럴당 60~80달러 선을 유지해야 정부를 유지할 수 있는 재정적 약점을 가졌기에 현재 감산 보다는 증산으로 더 많은 원유를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