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 1천억대 당기순익 기록삼성, 판촉비 증가로 매출 대비 순익 증가율 낮아외환과 합병한 하나는 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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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올 3분기 들어서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결제시장에서 수수료 경쟁 등 치열한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27일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삼성·하나카드의 총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3650억)대비 4.71% 증가한 38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들 4개사의 올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돌파한 1조895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회사별로 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전년동기(1901억)대비 10.73% 줄어든 16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12% 늘어난 1조3104억원, 영업이익은 7.29% 감소한 2179억원을 기록했다.
타사에 비해서 규모면에서는 신한카드가 독보적이긴 하지만 시장점유율이 종전 23%에서 22.5%로 0.5%포인트 하락하는 등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지주 측은 지난 2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한카드는 규모의 경제에 도달했다고 판단된다"며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면 출혈을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실물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KB국민카드가 전년동기(850억)대비 36.5% 급증한 1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1000억대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1% 늘어난 7658억원, 영업이익은 35.75% 증가한 1527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고객정보유출 여파와 내수 부진 등으로 이익이 감소추세에 있었지만 반등한 모양새다.
특히 자산건전성도 개선 추세에 있다는 평가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B국민카드의 부실채권(NPL)이 1.37%로, 전분기대비 0.05%포인트 하락하는 등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8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동기(783억)대비 4.73%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946억원으로 16.43% 늘었고, 영업이익은 1081억원으로 4.74% 증가했다.
이에 대해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인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이 전분기대비 0.3%포인트 상승한 16.7%로 추정된다"며 "취급고 증가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로 영업수익은 다소 증가했지만 판촉비와 모집인수수료, 서비스비용 등 판관비 역시 증가해 손익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합병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하나카드는 올 들어 전산통합 등 합병비용 때문에 적자를 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카드는 올 3분기 동안에만 1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 실적을 단순 합산한 지난해 3분기(116억) 대비로는 24.14% 증가한 수준이다.
한편 올 4분기 결제시장 전망은 연내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이슈로 우울하다.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판촉비 등의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경쟁상황이 녹록치 않아 판관비 부담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윤곽이 조만간 나오겠지만, 3년 전에 비해 수수료율 인하 폭이 작을 가능성이 있다"며 "카드사들은 밴(VAN)사 수수료의 정률화 및 마케팅비 감축으로 수수료 인하에 대한 부담을 줄일 계획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