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준 원장 "증상 반복땐 힘줄·근육 손상 우려 높아"
  • ▲ 조형준 원장ⓒ용인분당예스병원
    ▲ 조형준 원장ⓒ용인분당예스병원

     

    직장인 김씨(27·여)는 최근 골반에서 나는 '두둑' 소리가 신경 쓰여 병원을 찾았다. 소리가 나기 시작한 건 몇 해 됐지만 딱히 통증이 없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다이어트 때문에 헬스를 시작하고부터 그 소리가 더 잦아졌고 심지어 바닥에 앉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결국 김씨는 '발음성고관절(snapping hip)'이란 생소한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발음성고관절'이란 쉽게 말해 엉덩이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뜻한다. 골반 옆 허벅지 부분에서 소리가 나는데 종아리 옆 부분과 허리 앞쪽 골반뼈를 잇는 길고 굵은 인대가 엉덩이 바깥쪽에 만져지는 돌출 부분(대전자부)을 지나는 순간 튕겨지며 발생한다.

     

    대부분 선천성 질환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몇 해에 걸쳐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양쪽 엉덩이뼈 사이의 길이가 짧고 상대적으로 골반 외측 폭이 넓기 때문에 인대의 긴장도가 높아져서 소리가 나는 현상이 남성보다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통증 없이 소리만 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어깨나 허리, 무릎에서 나는 소리보다 큰 편이라 타인에 의해서도 '두둑' 소리를 확인할 수 있고 보행이 힘들어질 정도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

     

    통증은 고관절을 지나가는 근육의 힘줄이나 인대 등 마찰에 의해서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고관절은 우리 몸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정확한 통증 부위를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다리를 움직이거나 걸을 때 뼈가 툭툭 튕긴 듯 보이거나 골반 옆쪽에서 무언가가 걸리는 듯 손으로 만져서 느껴진다면 발음성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 관절 통증질환 특화 용인분당예스병원 조형준 원장은 "발음성고관절은 무리한 운동·보행 시 과도하게 동작이 반복돼 근육 불균형이 생기거나, 다리를 꼬거나 삐딱하게 앉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등 골반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치료를 하지 않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이 빠질 것 같이 아픈 통증도 느낄 수 있어 X-ray 촬영이나 초음파 및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증이 동반되면 점액낭염과 마찬가지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지만, 환자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상태가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두터워진 인대를 잘라내는 수술도 필요하다. 수술 후에도 증상이 남아있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세를 올바르게 하고 과도한 다리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

     

    조 원장은 "골반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 반복되면 힘줄이나 근육 손상이 생길 수 있고,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통증 없이 소리만 난다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평소 적절한 운동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골반 건강을 위해서 다리 꼬기나 양반다리 자세 등을 피하는 것이 좋고 꾸준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