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면세점 입찰서 첫번째 발표기업들 모두 탈락
후순위 기업이 따내... 두산이 가장 늦어 '기대감 업'
"제비뽑기로 뽑은 순서, 또 당락 가를까" 초미관심
  • ▲ 왼쪽 맨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동대문 두산타워, 광장동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 ⓒ 연합뉴스
    ▲ 왼쪽 맨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동대문 두산타워, 광장동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 ⓒ 연합뉴스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주는 것일까? 제비뽑기로 정해지는 PT(프리젠테이션) 순서가 '황금티켓'으로 불리는 시내면세점 특허권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처음으로 PT에 나선 기업이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사례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13일 관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면세점 운영사업자를 뽑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합숙 심사에 들어갔다.

     

    올해 안에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면세점은 △워커힐(SK네트웍스)면세점(11월 16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12월 31일) △신세계 부산 면세점(12월 15일) 등 서울 3곳, 부산 1곳이다.

     

    관세청장이 정부, 학계, 민간단체 등에서 뽑아 15명 선으로 구성한 특허심사위원들은 첫날엔 각 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관세청의 실사 서류를 바탕으로 서면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이튿날인 1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업체들이 준비한 사업계획(PT)을 5분동안 듣고, 20분간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PT 순서는 제비뽑기로 이미 정해진 상태다. 워커힐 특허는 신세계→SK네트웍스→두산, 부산신세계는 신세계→형지, 롯데본점은 롯데→신세계→두산, 롯데월드타워점은 신세계→SK네트웍스→롯데→두산 순이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와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동현수 두산그룹 사장이 발표자로 나서 제비뽑기로 정해진 PT 순서대로 사업계획을 심사위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그런데 PT 순서 자체가 특허권 경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절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PT에 나서면 심사위원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질 수 있는 만큼 순서가 뒤로 갈수록 입찰 경쟁에선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치러진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경쟁(서울일반 2곳, 서울 중소·중견 1곳, 제주 중소·중견 1곳)에선 처음으로 PT에 나선 기업들은 모조리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2곳을 뽑는 서울 일반경쟁에선 신세계DF→현대DF→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이랜드(이랜드면세점)→호텔롯데(롯데면세점)→HDC신라면세점(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순으로 PT가 진행됐는데, 결국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HDC신라면세점이 특허권을 손에 쥐었다.

     

    서울 중소·중견 제한경쟁에서도 처음으로 발표에 나선 중원산업은 떨어지고 6번째로 PT에 나선 SM면세점이 '축배의 잔'을 마셨다. PT는 중원산업→신홍선건설→그랜드동대문DF→세종면세점→동대문24면세점→SM면세점→유진디에프앤씨(EUGENE DF&C)→동대문듀티프리→하이브랜드듀티프리→청하고려인삼→SIMPAC→듀티프리아시아→파라다이스글로벌→서울면세점(키이스트) 순으로 진행됐다.

     

    제주 중소·중견 제한경쟁에서도 입찰 참여 3곳(엔타스듀티프리, 제주관광공사, 제주면세점) 중 2번째로 발표에 나선 제주관광공사가 특허권을 따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심사위원들도 사람이다보니 입찰에 참여한 모든 기업들의 PT 내용을 속속들이 모두 기억할 수 없을 것"이라며 "PT 순서가 뒤로 갈수록 처음에 발표한 기업들은 심사위원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지는 반면 후순위로 발표한 기업들은 좀 더 생생하게 기억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이 다 기억을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PT의 내용이 임팩트가 있다면 순서에 관계없이 높은 점수를 부여할 수 밖에 없다"며 "PT 순서보다는 20분간 진행되는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이 더 중요하고 기업들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많은 연습을 하고 준비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내면세점 특허권 선정 결과는 이르면 14일 오후 7시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