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심탄회한 대화와 현장 중시…직원 하나로 뭉치게 해
  • ▲ 지난달 26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지난달 26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치열했던 '2차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에서 가장 빛난 인물은 다름 아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은 면세점 운영 노하우가 전무한 기업이다. 그럼에도 '유통 공룡'인 롯데 등과의 전면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는 박용만 회장의 뛰어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박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소통'과 '현장'으로 요약된다.

     

    '박 회장식 소통 경영'의 시작은 이름을 외우는 것부터다. 이를 통해 두산의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다. 박 회장은 4만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지는 못하더라도 한 번이라도 마주한 적이 있는 직원들의 이름은 대부분 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격의 없는 대화로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두산 한 직원은 "회장님과 마주한 적이 한 두번 정도 있는 데 내 이름을 불러 깜짝 놀랐다"며 "편안하게 얘기하고 살갑게 대해줘 회장님을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원들뿐 아니라 트위트,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일반 시민들과도 소통하려고 애쓴다. 국내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트위터를 가장 먼저 활용한 이도 바로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두산베어스 1위 소감을 게시하는 가 하면 지난달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우리나라가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대다수의 언론이 문제로 삼자 "좀 냉정해지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논란도 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소통을 통해 정면 돌파한다. 실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과 관련 시내면세점 진출을 위한 포석이란 지적이 일자 자신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시내면세점 유치를 위한 전략일 것이라는 시선이 많을 텐데, 면세점 유치 노력이 계기가 됐음을 부인하진 않겠다"면서도 "역사가 100년이 넘는 기업으로서 역사의 진보를 위한 책무를 실현하는 데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동대문 상권의 발전 계획을 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 ▲ 박용만 회장(가운데)이 2013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한상의
    ▲ 박용만 회장(가운데)이 2013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한상의

     

    박 회장은 소통과 함께 '현장'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사안이 있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제나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직원들을 알뜰히 챙긴다. 

     

    지난 한 해 해외출장 횟수가 50회, 비행거리가 27만9000㎞에 달할 정도다.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때도 그는 어김없이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독력했다. 그는 동대문 두산타워가 시내면세점 사업지로 선정되자 "고생했다"며 임직원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업계에선 이같은 박 회장의 소통과 현장 중시 리더십이 직원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했고, 단합된 힘이 발현돼 면세점 노하우가 전혀 없는 데도 시내면세점이란 '황금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