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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은 20일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이 중견기업에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활법'은 인수합병(M&A) 등 기업의 사업재편과 관련한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7월 국회에서 발의됐으며 정부와 여당은 연내 국회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회장·강호갑) 주최로 서울 마포가든호텔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 참석 "'기활법'이 국회에서 처리되면 제조업의 체질개선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중견기업은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부를 인수해 대형화, 전문화함으로써 새롭게 성장해 나갈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중견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의 종합적인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합리적 구조조정이 서둘러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규모 의존의 단순한 재편이 아닌 글로벌 역량을 갖춘 산업 분야별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견기업 대표들은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성장 저해 요소의 실제와 폐단을 적시하면서 효과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 산업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은 "좀비기업이라는 명명 아래 부채비율 등 획일적 기준을 적용해 기업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투자를 촉구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문제 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윤병은 아주산업 대표이사는 "고강도, 대구경 등 개선된 콘크리트 파일 수요가 크게 늘어났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기술개발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중국 등 수입 제품에 대한 대응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산업 발전 측면에서 조달청이 물량의 일부를 중견기업에 할당하는 등의 방식으로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옥 기보스틸 회장은 "국내 철강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원가 이하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금감원은 철광, 조선, 석유화학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춰 이자비용 지급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우리 철강의 심장인 고로의 불을 끌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호소했다.
이밖에도 중견기업 대표들은 △뿌리산업 중견기업의 외국인근로자 고용 허용 △중견기업 관련 이분법적 법령 정비 △R&D(연구개발) 사업화 전담은행 사업의 중견기업 지원 확대 등 핵심 현안의 신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인 경쟁력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높은 성장잠재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의 수출활성화 대책을 마중물 삼아 수출의 17.7%를 차지하고 있는 4000여 중견기업이 신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노력한다면 수출감소세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