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프브랜드 레이버데이, 이랜드 폴더가 카피해 판매했다고 자료 내 이랜드 "도용 아냐··· 논란 확산 방지 위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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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이랜드 산하 폴더의 자체 제작 제품, 레이버데이의 14FW 제품. ⓒ레이버데이
이랜드가 한 국내 중소업체의 머플러 제품을 무단 도용·판매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이랜드측은 이같은 문제제기를 한 중소업체에게 손해배상금을 제안하고 해당 제품 전량을 수거했지만 업체는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이랜드로부터 받은 피해 내용을 자료로 배포하는 등 큰 불만을 표출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카프 브랜드 레이버데이는 연간 매출 규모 10조 원이 넘는 유통 대기업 이랜드가 자사 제품 디자인을 무단 도용, 자체 제작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해왔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레이버데이에 따르면 이랜드가 전개하고 잇는 SPA브랜드 폴더는 지난달 자사가 개발한 니트 소재의 머플러를 길이·색상을 그대로 베껴 반값에 판매했다. 이를 발견한 레이버데이측은 SNS를 통해 문제제기를 했고 이랜드를 상대로 공식적인 사과 요청에 나섰다.
하지만 이랜드는 더이상 '제 3자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함구 조건을 내걸며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결국 레이버데이는 이에 응하지 않고 공식 사과를 받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
레이버데이 관계자는 "사과는 커녕 도용한 경위를 묻자 담당자가 퇴사해서 모르다고 일관하면서 합의에 급급한 식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랜드가 디자인 도용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 주말께 바로 제품수거에 들어간다고 약속했는데, 다음날인 월요일에도 해당제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측은 디자인 도용 사실을 인정하기 보다 논란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논란이 커지면 마치 대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 등을 무기로 시장을 지배하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염려했다는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기본적인 디자인으로 대중화된 제품"이라며 "랄프로렌 등 다수의 유명브랜드들도 흡사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매도하는 것 같다"고 억울해 했다.
이어 "대기업 횡포 논란을 막기 위해 즉각 매장 철수 지시를 내렸고, 그 과정에서 매장직원 마다 변수가 있어 판매가 됐던 모양"이라며 "우리측도 사실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억울한 부분도 있는데 상대측에서 보도자료까지 내다니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레이버데이는 영세업자들이 비용 상의 문제로 디자인 등록을 하지 않아 법적 구제가 어려운 관례를 대기업이 악용하고 있다며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대기업들이 매번 '발뺌'하는 현 구조에서 이랜드로부터 공식 사과라도 받으면 다행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한편 레이버데이의 머플러는 지난해 추동시즌 제품으로 정상가 기준 6만9000원, 이랜드의 폴더 제품은 2만3900원에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