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수수료-편리성'에서 좋은 점수 받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의 첫 포문을 KT컨소시엄과 카카오컨소시엄 2곳이 열게 됐다.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된 두 컨소시엄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저금리, 비대면 거래 등 기존 금융권과의 차별화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컨소시엄의 'K뱅크'와 과 카카오컨소시엄의 '카카오뱅크'는 외부평가위원들 대상으로 주주구성, 주요사업 계획, 본인가 신청 및 은행 설립 운영 일정 등 구체적인 사업일정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은행 설립 절차에 들어간다. 

우선 본인가를 신청하면 금융위원회가 관련법 령에 따른 검토 및 금융감독원 확인 과정을 거쳐 본인가 절차를 진행, 확정이 되면 6개월 내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심사의 핵심은 '사업계획'과 그에 따른 '혁신성'이었다. 주요 평가 학목 및 배점을 보면 사업계획이 700점으로 나머지는 자본금 규모(100점)·주주구성계획(100점)·물적 설비(100점) 등 총 1000점의 배점으로 이뤄졌다. 

특히 사업계획 중에서도 혁신성(250점)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금융소비자 편익증대(100점)·사업모델 안정성(50점)·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 기여(50점)·해외진출 가능성(50점) 등이 뒤를 이었다.

◆ K뱅크 '편의성' 바탕으로 국내 금융시장 혁신

금융위로부터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K뱅크는 개인화된 편리한 은행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우리 동네 은행'을 표방하며, 편의점 ATM이나 공중전화 부스, 대리점 등을 이용해 고객 접점지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K뱅크는 주주사들이 보유한 고객 빅데이터 정보를 가지고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학생이나 개인 등도 10%대 중금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KT(3000만명)와 BC카드(2600만명) 고객의 결제정보 뿐만 아니라 GS리테일이나 265만 BC카드 가맹점, 전자지급결제대행사업자(PG) 등의 결제 관련 정보만 68억건에 달해 이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면 데이터의 양과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예금 이자는 현금 뿐만 아니라 통신, 데이터,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개발해 다양하게 지급하기로 했으며 예비창업자들의 자금조달과 함께 주주사가 보유한 전문역량을 활용해 마케팅을 적극 지원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평가위원회 역시 K뱅크가 참여 주주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 다수의 고객채널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통신·결제·유통 정보 등 빅데이터 기반 중금리 대출, 간편지급결제 및 휴대폰번호·이메일 기반 간편송금,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에 기반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장점으로 꼽았다. 

K뱅크 설립자본금은 2500억원 이다.

김인회 K뱅크 컨소시엄 TF장 전무는 "K뱅크는 차질 없는 사업준비로 중소상공인의 창업지원,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한 이용자 편의성 확대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1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금융위원회.
    ▲ 금융위원회.


  • ◆카카오뱅크, '카톡 활용하고 앱 대 앱 거래로 수수료 낮춰'

    카카오 컨소시엄은 약 3800만명이 이용, 국민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10% 대 중금리 대출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 '카카오스코어'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기존 금융사들의 10단계 신용등급 체계를 세분화해 근거로 활용하는 것으로 KB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지주, 예스24 등 주주사들로부터 끌어모은 SNS활동이나 결제정보가 바탕이 된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고객과 고객 또는 소비자와 판매자간 직접 연결되는 '앱투앱결제' 방식으로 카드사, PG사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줄여 혜택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뱅크 유니버셜 포인트' 제도로 운영되며, 현금 이자 대신 지마켓, 옥션, 예스24, 넷마블 등의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포인트로 받거나 상호간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간편송금과 자산관리, 고객서비스(CS)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납입자본금은 3000억원이다.

    평가위원회는 인가 발표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이번 인가 심사에서 고객과 가맹점을 직접 연결해 거래비용을 줄이고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으로 중금리대출을 가능하게 한 것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간편송금이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톡 기반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인정되고 사업 초기 고객기반 구축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 안정적으로 사업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용우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는 "카카오뱅크 공동 발기인들이 함께 만든 비전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하게 돼 영광"이라며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 시중은행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금융혁신이 모바일을 통해 고객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오랜 시간 고생한 결과인 만큼 말할 수 없이 기쁜 결과"라며 "금융소비자가 몸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인터파크 탈락…'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 위험'

    빅데이터 능력을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은 물론 개인 금융비서 역할을 하겠다던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I뱅크'는 고배를 마셨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인터파크, SK텔레콤, GS홈쇼핑과 BGF리테일, NHN엔터테인먼트, 한국전자인증, 웰컴저축은행,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현대해상화재보험, 옐로금융그룹 등이 주주사로 참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은행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 관련 법령에 부합하도록 경영지배구조, 리스크관리 등 내부통제 체계를 사전에 충실히 구축해 신설은행의 조기 경영안정에 노력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방안 및 전산보안 리스크 방지 방안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출한 사업계획대로 혁신적인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운영함으로써 인터넷은행이 금융시장내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평가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I뱅크는 사업 운영의 위험성이 높아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 등은 어느정도 평가되지만, 자영업자(인터파크 가맹점 등)에 집중된 대출방식의 영업 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대주주인 '웰컴저축은행'의 적격성 논란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전신이 대부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파크컨소시엄은 추후 재도전 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인가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은행법이 개정되면 금융위로부터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