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으로 '어닝서프라이즈' 성과…올해 주가 54%↑사업다각화와 수익구조 개선, R&D 뒷받침
  • 국제유가가 3분기에만 30% 가까이 하락하는 등 저유가 기조가 정유업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에쓰오일(S-Oil)은 뼈를 깎는 체질개선에 힘입어 '고유가=고마진'공식을 깨고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향후 업황은 물론 주가 전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4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던 에쓰오일주가는 지난 2일 종가 7만4500원으로 약 11개월 동안 53.92% 급등했다.


    이는 당초 업계 예상과 상반된 결과다.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저유가 기조로 정유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실제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평균 가격은 51달러로, 연평균 기준으로 보면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반면 저유가 시대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을 에쓰오일은 비용절감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현재 울산공장 시설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 울산공장 시설 개선 프로젝트도 진행 중으로 오는 2017년까지 총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생산 단가 하락은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초저유황 경유 생산이 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18년까지 총 4조7890억원을 투자해 정유·석유화학 복합설비 투자인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를 건설하며 사업다각화와 수익구조 개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설비로 원유 가공 효율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유가 급등락에 따른 실적 부침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실적은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에쓰오일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 4조4266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8605억원을 기록하며 457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3분기까지 에쓰오일 매출의 78.9%를 기록하며 윤활부문(7.8%), 석유화학부문(13.3%)을 압도하고 있는 정유부문에서의 호실적이 눈에 띈다.


    에쓰오일 측은 "상반기에는 저유가에 따른 수요 성장 및 유가 반등을 배경으로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급등했고, 3분기에는 아시아 시장의 계절적 약세로 인해 전분기대비 정제마진이 하락했지만 9월 들어 가동률이 하락하고 수요가 회복돼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는 점도 회사의 큰 강점이다. 반기보고서 기준 최대주주 아람코(A.O.C.B.V(Aram Co oversease Company))현재 에쓰오일 지분 63.41%(보통주 기준)를 보유 중이다.


    회사는 아람코로부터 원유 전량을 구매하고 있다. 아람코는 원유판매가격(OSP)을 조정하고 있으며 OSP가 하락하면 에쓰오일의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럴당 1달러 하락할 경우 연간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약 2400억원 증가해 최근 저유가 기조에 수혜를 받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0여년만의 영업손실로 배당을 하지 않았고, 올해 역시 투자로 인한 배당성향 감소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증시에서는 에쓰오일이 고배당주로 꼽힌다. 이미 회사는 지난 7월 1주당 11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배당금 총액은 1281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순이익(6418억원)의 20%에 해당한다.


    향후 주가전망도 밝다. 교보증권은 에쓰오일의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의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333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15억원 늘어날 것"이라며 "비수기에 따른 석유화학의 감익과 그룹3 정기보수에 따른 윤활유 감익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성수기에서의 정제마진 개선, 유가안정에 따른 재고평가감 소멸로 정유실적이 개선돼 큰 폭의 이익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4분기 실적호조에 힘입어 2018년 상반기까지 총 4조8000억원 규모의 잔사유 고도화, 올레핀 다운스트림 증설 투자가 진행된다"며 "잔사유 손실축소와 올레핀 비중증가를 통해 석유화학 실적안정화가 기대되는 등 부담보다는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585억원, 2741억원으로 3분기 대비 모두 증가할 전망"이라며 "정유사업 흑자전환으로 4분기 계절적 수요증가와 중국의 디젤수출 감소에 따라 정제마진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