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정기국회 마감을 앞두고 산적한 현안을 짊어진 국회 정무위원회의 법안 논의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 개정안을 비롯해 대부업체의 연간 최대금리를 27.9%로 인하하는 대부업법 등 현안은 뒤로 한 채 여야는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정무위 간사는 3일 "새누리당 김용태 간사와 법안 처리와 관련한 협의를 했지만 여당이 (결렬에 관한) 입장 표명 없이 (언론에) 결렬을 통보한 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양 간사는 만나 정무위 향후 법안소위 일정을 논의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자본시장법 임원보수공개와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된 법안 처리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와 자회사 본산 부산 설치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지주회사 정관에 본사 부산 설치 조항을 두는 방안을 두고 여야가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 부산 명기 문제를 두고 앞서 정무위가 파행한 사실 등이 보도되면서 부산지역 민심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날 서병수 부산시장은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본사의 부산 소재를 법률로 명문화 하지 않으면 법률안 폐기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앞서 여야는 법안소위를 열고 대리점법을 비롯해 거래소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부업법 등에 대해 합의를 이뤄냈지만 이날 새벽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대리점법 뿐이다.
예산정국 직후 여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데는 전일 본회의 처리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간 예산안과 함께 거래된 5개 쟁점법안에 대해 새정치연합 내 이견이 컸던 데다가 새정치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법사위 개의를 거부해 국회의장 직권상정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가까스로 예산안이 통과된 지 만 하루가 되지 않아 법안을 논의할 만한 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정무위 역시 2일 내내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개최를 두고 적잖은 갈등은 빚어왔다. 결국 이날 저녁에서야 20분 만에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대리점법을 '원포인트'로 처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