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분양 찾는 손님 '뚝'신반포자이, 분양가 책정 고심에 연기 결정
  • ▲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사업지.ⓒ뉴데일리경제
    ▲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사업지.ⓒ뉴데일리경제


    서울 강남권에서도 핵심 입지인 반포동 일대 분양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 10월 삼호가든4차를 재건축해 분양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의 계약률은 약 90% 정도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4040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사업지 인근 개업 공인중개사들은 계약률에 관한 다른 의견을 내놨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제 계약률은 60%를 조금 넘어선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어떻게든 계약률을 높게 공개해야 고객들이 조바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높은 계약률을 보인다는 설명과는 달리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측은 사업지 인근 중개사무소를 돌며 영업전에 돌입했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 관계자가 방문해 기념품을 주면서 관심있는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단지를 설명해주라고 부탁했다"면서도 "반포 사업지 중에 입지가 떨어지는 데다가 분양가도 높아 손님들에게 추천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C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중요한 것은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을 찾는 손님이 없다"며 "반포 분양 시장이 3.3㎡당 4000만원을 넘어서면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계약금을 줄이면서 미분양 털기에 나섰다. 분양 당시 조건이었던 1차 계약금 5000만원이 3000만원으로 변경돼 금융 부담이 줄었다. 단 줄어든 1차 계약금은 한 달 내에 지급해야 하는 2차 계약금으로 이월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체 계약금이 줄어든 것은 아니므로 할인분양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사업지.ⓒ뉴데일리경제
    ▲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사업지.ⓒ뉴데일리경제


    그러나 현장에선 다르게 받아드리는 분위기다. 반포에서도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실제 선호도 높은 전용84㎡, 로열층 등 주요 매물이 아직 미계약 상태로 남아 있었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남에서도 반포 시장은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라며 "고분양가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면서 미계약분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냐"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선보인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도 고분양가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4240만원. 청약 당시 특별공급이 미달 사태를 겪으며 부진한 청약 결과가 예상되기도 했다.

    다행히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12대1로 마감했지만 현재 계약률은 70%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 속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었지만 웃돈이 붙지 않자 계약 포기자가 속출한 것이다.

    단지 인근 K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첨자 발표 이후 웃돈 수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면서 "고분양가로 나온 만큼 단기 웃돈을 기대하기 힘들어 당첨자 중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 주택시장이 고분양가로 홍역을 치르면서 GS건설은 '신반포자이'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신반포자이는 같은 서초구에서도 앞선 사업지보다 입지가 보장된 만큼 더 높은 분양가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자 건설사와 조합 간 분양가를 책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H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반포자이 분양가는 3.3㎡당 43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것이 유력하다"면서도 "반포 부동산 활기를 위해선 분양가는 4000만원 이하에서 책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반포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으로 사업 마무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건설사도 초기 계약률이 60% 넘어섰다면 해당 사업은 성공했다는 의견이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반포동은 단순히 '내집마련'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수 없는 구조"라며 "강남 입지를 원하는 수요가 꾸준한 데다가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입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 역시 "재건축·재개발 분양사업에서 조합원 물량은 계약을 마무리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일반분양 계약률이 50%을 넘어섰다면 해당 사업지는 순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