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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희망퇴직·명예퇴직 광풍이 몰아친 가운데 금융권 일자리가 1년새 5만개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금융·보험업권 취업자는 78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5만1000명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한 해 동안 금융권 취업자가 5만5000명 줄어든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금융권 취업자는 2009년(76만6000명) 이후 계속해서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6년 만에 7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다른 업종보다 연봉이 높은 금융권 일자리가 1년새 5만개 이상 감소했다는 것은 경제 전반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
올해 금융권 취업자 감소 폭이 유난히 큰 것은 정년 연장을 앞두고 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권·카드 등 전 영역에서 전방위적 감원 한파가 불어닥쳤기 때문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SC제일은행은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아 전 직원의 20%에 가까운 961명을 퇴직시켰다.
KB국민은행도 올해 상반기 1천122명을 특별퇴직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240명을 떠나보냈다.
KEB하나은행도 4년 만에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만 40세 이상부터 신청할 수 있고, 퇴직자에겐 근속연수에 따라 24∼36개월치 임금을 주기로 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7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176명의 직원을 내보낼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11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 종사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1∼11월 금융권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업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그만큼 낮아진 셈이다.
금융권 취업자 비중은 2008년 1월 3.6%로 정점을 찍고서 3.4∼3.5%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여왔다. 금융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고용 비중이 작고 변동성 또한 크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