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추가하락에 '수천억원' 손실 불가피고공행진 '정제마진' 정유사에 한 줄기 희망, "연이은 유가하락 큰 부담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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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의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증가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유사 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의 고공행진에 당분간 큰 손실은 없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유가가 하락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재고손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두바이유의 지난 23일 현물 가격은 2004년 6월 30일 이후 최저 가격인 배럴당 31.82달러로 거래됐다. 전날 대비 0.18달러, 지난 10월 1일보다 14달러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두바이유의 가격 하락은 두바이유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국내 정유 4사의 하루 정제량은 약 250만배럴로 중동에서 국내까지 원유를 운반하는데 평균 25일 가량 소요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평균 재고량은 250만배럴의 25일치인 6250만배럴 정도이다.

    그런 이유로 유가가 1달러 떨어졌을 경우, 재고비축 물량 6250만배럴 기준 650억 원 가량의 재고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 이달 들어서만 원유가격이 7달러 하락한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정유사들은 이달만 4550억 원, 10월 이후 9100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더불어 이란과 미국이 원유 수출을 재개하며 원유의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유가는 2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정유업계의 수천억원대 추가 손실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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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재고손실에 따른 추가 손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정제마진은 국내 정유사들에겐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원유 1배럴로 공급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말하는 정제마진은, 원유에서 나오는 석유제품을 제외한 마진을 말한다. 보통 배럴당 달러로 표시되는 정제마진은 4∼5달러가 수익 마지노선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하루 정제량이 250만배럴 수준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정제마진 1달러 상승에 정유업계는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낼 수 있다. 올해 복합정제마진은 평균 7.7달러 수준으로 국내 정유사들은 올해에만 정제마진으로 3조원에 이르는 이익을 올렸다. 정유 4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2011년 이후 최대인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정제마진의 상승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의 급락으로 조 단위에 이르는 재고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지난해에 비해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익이 크게 늘어났지만, 연이은 유가하락은 정유사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