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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5년 만에 최저치를 찍는 등 평가절하가 지속돼 국내 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수출 경쟁력 약화는 물론 저가 중국산 철강재 유입 또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5일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최종 6.5169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6.5032위안)과 비교해 0.21% 가량 평가절하된 셈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1년 4월 이후 가장 낮아지게 됐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4년 1월(6.0412위안) 이후 지속 내림세다.
이로 인해 국내 철강사들의 우려는 커져가고 있다. 가뜩이나 저가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위안화 절화로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인 중국 업체들의 안방 공습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업계는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이미 국내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도에 이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품목별 중국산 수입재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면 봉강, 선재, 열연코일의 경우 각각 35.2%, 32.1%, 20.2%였다. 일본 등을 포함한 전체 수입 철강재 비중으로 따지면 선재 47.2% ,봉강 40.7%, 열연코일 36.6% 수준이다.
중국 내 철강 공급과잉 상태는 유지되면서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재고물량 증대는 수출물량 확대로 이어지고, 결국 국내 철강사들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중국 야금공업규획원에 따르면 올 중국 철강수요는 자국 건설산업 부진으로 전년 대비 7% 이상 줄어든 3억6000만톤에 그쳤다. 반면 2015년 1월에서 11월까지의 누적 중국 철강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늘어난 1억174만톤에 달했다. 중국 철강 수출이 1억톤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중국산 가격경쟁력 강화로 동남아 지역 등의 국산 일반강재 수출 역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연구원(KIET)은 '위안화 절하 시 주력산업의 수출영향 전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 작성을 통해 "한국 철강이 아직 품질경쟁력에서 우위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영향이 크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국의 구매처 대체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철강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위안화 절화까지 지속되며 수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중국 철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에서 뒤쳐지니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기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