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만 60% 이상 차지..."사실상 물값 보다 싸"고정세금만 900원, 유통비용- 주유소마진 등 사실상 추가 하락 어려워
  • ▲ 주유소 자료사진.ⓒ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주유소 자료사진.ⓒ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인 휘발유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8일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중동산 두바이(Dubai) 원유가 배럴당 30달러 아래인 27.96달러에 거래되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도 이날 리터(ℓ)당 139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13일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01원을 기록한 이후 휘발유 가격은 80일 이상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날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1397원까지 하락한 것은 생산 원가 감소분을 정유사들이 성실히 반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ℓ당 495.81원을 기록했던 정유사의 휘발유 생산 단가는 이날 395.63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100원 이상 하락한 휘발유 생산 단가가 1500원대에서 1300원대로 하락한 휘발유 가격을 만들었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13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09년 1월22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 원유 가격 하락에 따른 휘발유 생산 단가 하락으로 7년 만에 휘발유 가격이 130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미 공급과잉이 온 세계 원유 거래 시장에서 미국과 이란이라는 새로운 공급자까지 등장하면서 당분간 원유 가격이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또 미국의 셰일가스 기술의 발전과 최대 셰일가스 산유국인 중국이 개발을 시작하면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지난해 같은 상황은 다시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저유가에 따른 낮은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유사의 휘발유 생산 단가에 고정적인 정부의 세금(ℓ당 900원), 유통비용(ℓ당 20원), 주유소 업주들의 판매 마진(ℓ당 100원) 등을 포함한 것이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다.

    정유사가 생산단가를 성실히 반영한다고 해도 고정적인 세금이 60% 이상 차지하고 있는 현재 구조에서는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