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두바이, "인천시 하루만에 입장 바꿨다"인천시민 "사업 무산 시 좌시하지 않을 것"
  • ▲ 인천 검단신도시 일대 항공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 인천 검단신도시 일대 항공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인천시가 추진 중인 '검단 스마트시티'가 무산 위기에 처했다. 시장이 주도한 외자 유치사업이 연이어 '일장춘몽'에 그칠 위기에 놓이자 일부 시민들은 시에 대한 불쾌감 마저 표시하고 있다.

    8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스마트시티 두바이(SCD)는 이른바 '실거래가' 논란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일 토지가격을 실거래가로 해야 한다는 합의각서(MOA) 수정안을 SCD측에 제안한 바 있다.


    SCD측은 "하루 전날 MOA 협약식에 자바 빈 하페즈 스마트시티 두바이 CEO 초청 의사까지 보냈던 상황에서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 이해가 안간다"고 전했다.


    검단신도시 일대 주민들도 인천시의 태도를 규탄하며 검단 스마트시티 개발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8일 오후 2시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업이 무산될 경우 강력한 인천시민단체와 연대해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배포한 성명서에는 "인천시가 땅값 문제로 사업을 무산시켜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헐값에 땅을 매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해 사업을 무산시키려는 것도 인천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천시의 땅값 욕심 외에도 인천도시공사의 무리한 대행개발 의지가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대행개발은 건설사가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를 시행한 뒤 공사비 중 일부를 공동주택용지 등으로 공급받아 상계처리하는 방식이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 11월 스마트시티 사업 부지와 동일한 검단신도시 1단게 부지에 대행개발 공고를 낸 바 있다. 하지만 12월 9일 실시한 입찰에 단 한 개의 건설사도 응하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SCD측은 인천시가 계약을 계속 미루면서 MOU 유효시한을 넘기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MOA 협의 과정에서 외교적 관례를 수차례 범했다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공식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개발 전문가는 "인천시가 MOA에 앞서 부지매입보증을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며 "실거래가로 외자유치 사업을 벌이는 경우는 처음 본다. 사실상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SCD는 검단신도시 내에 1100만㎡(여의도 면적 4배) 규모의 첨단산업 산·학·연 클러스터를 갖춘 미래형 자족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한 상황이다. 사업 기간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로 비즈니스, 연구소, 교육, 상업, 주거지역 등 5개소로 나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