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수입사서 '가스화학사' 선언…"사우디, 쿠웨이트와 '자본-기술-원료' 협업"효성과 울산지역서 한판 승부 불가피..."풍부한 원료 기반 원가 경쟁력 앞서"
  • ▲ 지난 2014년 10월 울산 PDH 공장 기공식 장면.ⓒSK가스
    ▲ 지난 2014년 10월 울산 PDH 공장 기공식 장면.ⓒSK가스

    LPG(프로판·부탄) 수입사인 SK가스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프로핀렌(Propylene) 생산업체로 변신을 선언하며 사업분야 확장에 나섰다.

    2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프로판(Propane)에서 수소를 제거해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프로필렌을 만드는 SK가스의 공장이 상업 생산만을 앞두고 있다.

    울산에 완공된 SK가스의 프로판 탈수소화(Propane Dehydrogenation·PDH) 공장은 오는 3월 상업생산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LPG 수입사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SK가스는 연간 프로필렌 60만t 생산 능력까지 겸비하게 됐다.

    SK가스는 국내와 중국 등 해외 석유화학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일부 체결했다. 플라스틱이라는 최종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기초소재로 활용되는 프로필렌은 그동안 국내 생산이 부족한 상태였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연간 100만t 이상의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사들을 중심으로 국내 프로필렌 생산 능력은 연간 700만t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들 석유화학 업체들은 생산한 프로필렌 대부분을 자체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하면서 연간 43만t 이상의 프로필렌을 해외로부터 수입해서 국내 수요를 충당했다. 

    SK가스는 국내 프로필렌 부족분과 수요 증가 등을 예상하고 2014년 3월 프로판에서 프로필렌을 만드는 생산 공장 건설을 계획했고 그해 5월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SK가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사인 APC(Advanced Petrochemical Company)에게 투자를 받아 사업을 진행했고 최근 쿠웨이트 석유화학사인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에게서도 투자를 받았다. 전체 1조원 정도 투자해 건설한 울산 프로필렌 생산공장에 사우디와 쿠웨이트 자본이 2800억원 정도 투입돼 있는 상태다.

    사우디 APC는 단순한 자본 투자를 넘어서 PDH 공장 운영 노하우를 SK가스에 전수할 예정이다. 미국의 기술력으로 PDH 공장을 지난 2008년 건설한 APC는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PG 수입 사업만을 진행했던 SK가스에게는 사우디의 APC가 좋은 사업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SK가스에 프로판을 제공하고 있는 쿠웨이트 국영 석유기업인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의 자회사인 PIC의 투자도 원료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자본 투자 외 효과도 있을 것으로 SK가스는 기대하고 있다.

    SK가스의 프로필렌 시장 진출에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프로필렌은 운임 비용이 높고 화학적 특징에 따른 장거리 이동이 힘든 제품이다. 공급처가 최대한 가까이 있어야 유리하다.

    SK가스의 PDH 공장이 건설되는 울산에는 이미 효성이 지난해 프로필렌 생산 공장 증설을 완료한 상태다.

    효성은 SK가스와 동일한 생산 방식인 PDH 공정을 활용해 프로필렌을 생산 중이며, 지난해 자체 소비용으로 생산하던 20만t에서 추가로 30만t을 증설해 총 50만t을 생산, 국내 석유화학 업체는 물론 중국, 대만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