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아울렛서 밀레 90%할인 행사··· 점퍼 7만원가격 거품 논란·브랜드 가치 훼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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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오아울렛은 15일부터 21일까지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다운점퍼 등 인기 겨울상품을 최대 90% 할인해 판매했다. ⓒ마리오아울렛
최근 아웃도어 업계가 보기 민망할 정도로 가격을 깎아 내려 팔고 있다. 1월 중 재고를 최대한 털어내기 위해 큰 폭의 세일에 들어간 것이지만 일각에선 '가격 거품'에 불만을 터뜨리거나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리오아울렛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인기 브랜드의 겨울 상품을 브랜드 별로 최대 90% 특가에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장에선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다운점퍼 등 인기 겨울상품을 최대 90% 할인해 판매했다. 밀레의 다운점퍼는 7만원대부터, 등산 티셔츠와 재킷은 각각 3·5만원대부터 선보였다.
마리오아울렛측은 올겨울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방한의류 재고 물량이 많고, 늦추위가 시작된 지금이 방한의류 구입의 적기라고 판단해 이같은 기획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아울렛에서는 고가의 신상품이 할인 판매되고 있었다. 올해 블랙야크가 기술력을 집약했다는 스마트웨어 '야크온H'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어 일찌감치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상가 68만9000원에 판매하는 전문가용 점퍼는 공식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48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또 블랙야크가 지난해 7월 소비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 선판매용으로 선보인 'B제우스다운재킷'도 한 아울렛 매장에서 60% 할인된 19만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2014년 7월에 출시한 'C울트라 다운재킷' 역시 58% 인하된 1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온라인몰에서도 아웃도어의 할인 마케팅은 한창이다.
옥션은 이달 말까지 '아웃도어 새해 첫 시즌오프' 기획전을 열고, 네파∙레드페이스∙밀레∙컬럼비아 등 인기 아웃도어 브랜드의 겨울 아웃도어 의류들을 최대 67%의 대폭적인 할인가에 판매한다.
옥션은 급격히 추워진 겨울 날씨에 입기 좋은 구스다운 점퍼·재킷, 경량다운 제품들을 기획했으며 스타일을 해치지않는 슬림핏 다운제품과 방수코팅다운, 발열 기능성의 구스다운 점퍼 등 최신 트렌드의 겨울 아웃도어 의류들을 준비했다.
행사를 통해 라푸마의 여성 방수 구스다운 롱점퍼는 17만5750원(53% 할인), 남성 골드 방수코팅다운은 19만800원(64% 할인)에 판매한다. 또 휠라 덕다운·점퍼는 초특가 2만9000원(67%할인)에 선보였으며 컬럼비아 남성 헤비덕다운은 11만1300원(60%할인), 레드페이스 겨울 구스재킷 6종은 7만7000원(52%할인)에 판매하는 등 대다수의 제품에는 반값 이상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떨이 마케팅'은 요즘일이 아니다. 매년 널뛰기 성장을 거듭해온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 몇 년 간 정체기에 머물며 이같은 할인 전략을 쏟아내기 바빴다. 하지만 가격인하 폭이 크고 잦다보니 소비자들이 가격구성에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고는 대부분 정상가의 40~8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된다"며 "잦은 행사가 꼭 판매와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되려 정상 제품 출고 시 구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 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소비자 A씨는 "대체 거품이 얼마나 되길래 이 정도까지 할인을 하느냐"며 "제품을 정상가에 사는 것이 이상한 일이 됐다"며 악순환을 우려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사정은 딱하기만 하다. 신제품 출시를 안할 수 없는 만큼 출시와 동시에 쌓이는 재고물량에 할인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한 업체측은 "아웃도어는 재고 소진으로 원가가 회전 돼 겨울 상품을 기획하는 구조"라며 "재고가 많은 업체는 현금흐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고처리가 우선이 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매출효과를 누리지 못해 압박은 큰 상황이다.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정상 판매 기간에는 날씨가 포근해 판매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1월에는 날씨가 추워졌지만 큰 폭의 가격 할인으로 이익률이 크게 낮아질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마케팅 전략을 지속함으로써 이익률 저하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라며 "매출 부진의 연속으로 상당수의 업체들이 봄 신상품 출고 일정을 놓고 갈팡질팡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