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률 예상보다 빨라, 중도금 대출이 문제"
  • ▲ 대림산업이 분양한 '용인 한숲시티' 단지 조감도.ⓒ대림산업
    ▲ 대림산업이 분양한 '용인 한숲시티' 단지 조감도.ⓒ대림산업


    대림산업이 선보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계약률 70%를 넘어섰다. 다만 금융권이 중도금 집단대출 심사 강화에 나서면서 잔여물량 소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기동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 상무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지난해 분양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계약률이 70%까지 올라왔다"며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계약이 진행돼 완판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도금 집단대출이 제2금융권에서 이뤄지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고, 최근 부동산 분위기가 가라앉아 잔여가구 조기 소진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10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6800가구를 한번에 분양하면서 주목받았다. 미분양을 우려해 시리즈로 분양하는 업계의 관행을 뒤엎은 전략이었다. 이 때문에 미분양이 대거 나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대림산업은 3.3㎡당 790만원이라는 '착한 분양가'를 사업 전략으로 택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분양 당시 6800가구를 한번에 분양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계약률은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빠르게 올라왔다"고 말했다.

    현재 한숲시티의 미분양은 2000여 가구가 남은 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 용인시의 미분양은 7237가구로 조사됐다. 즉 용인시 미분양의 상당수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청 관계자는 "지난 1월 기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계약률이 70%까지 올라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내달 중도금 1차 실현 날짜가 다가오면서 계약률이 정체되고 있다. 기존 계약자들은 중도금 집단대출 기관이 제1금융권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권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e편한세상 한숲시티 중도금 대출기관은 제2금융권인 새마을금고와 농협으로 결정됐다.

    제1금융권 집단대출의 이자율은 평균 2% 후반대다. 그러나 제2금융권 대출 시 3% 중반대로 이자율이 증가한다. 지방은행도 3.3∼3.5%대의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중도금 후불제가 적용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계약자는 예상보다 많은 금융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도금 집단대출이 제2금융권에서 이뤄지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분양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신규분양 중도금 집단대출은 이달 1일부터 적용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선 예외 사항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 업무 계획상 모니터링과 가계부채 동향 등의 점검 등으로 은행 자체에서 리스크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대형 건설사도 제1금융권 중도금 집단대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에서도 제1금융권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금융권에선 집단대출 거부, 조건부 대출 승인 등 규제가 지속하고 있다. 지방은행 대출이 불가피해져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국주택협회 회원사의 집단대출 거부 또는 보류의 총 규모는 약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택시장은 선분양 구조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제2금융권에서 중도금 집단대출이 진행되면 추가적인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주택수요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 경기 회복 견인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사도 사업비 부담이 늘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택수요 위축 방지를 위해 금융시장 안정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