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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사업이 2년째 역성장률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계속 커지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아 백화점 매출이 정체상태에 빠졌다. 백화점들 스스로도 기존 시스템으로는 업계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입을 모은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매출은 전년보다 0.4% 감소한 29조2023억원 규모였다. 영업이익에선 롯데쇼핑이 27.8%, 신세계는 4.1% 감소하며 두 곳 모두 수익성이 악화됐다.
롯데·신세계는 복합시설 형태의 외형확대를 비롯해 온·오프 라인을 망라한 본격적인 통합 영업 등의 전개로 올 한해를 이겨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백화점, '복합쇼핑몰'아울렛 등 3곳 출점
문화+엔터테인먼트 복합몰로 차별화
이원준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문 대표가 이끄는 롯데백화점은 위기극복 전략의 일환으로 아울렛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가치소비'트렌드가 강해짐에 따라 아울렛 진출을 선택한 것이다.
다만, 최근 아울렛과 함께 쇼핑몰·마트 등의 시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한 '복합쇼핑몰'이 각광받으면서 올해도 이와 같은 신규 점포 출점에 주력했다.
롯데는 2014년 4곳, 지난해 3곳에 이어 올해 진주점과 남악점(전남 무안)·의정부점 등 3곳을 추가 개점한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진주점은 3만㎡(약 9000평)의 규모로 아울렛·마트·시네마가 복합몰 형태로 출점한다. 전남 무안군에 들어서는 남악점은 2만8000㎡(약 8500평) 규모로 마트와 함께 연말에 오픈할 예정이다.
의정부점은 극장과 마트 등 복합몰 형태인 '팩토리아울렛'으로 올 상반기 개점할 예정이다. 팩토리아울렛은 '아울렛보다 더 싼 아울렛'을 표방하는 상설 할인매장으로, 롯데는 이같은 차별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고 협력업체에는 장기 체화재고를 해소할 수 있는 판로를 만들어주겠다는 계획이다. -
◇신세계, 백화점 넘어 '라이프스타일센터'로
올해 신규증축점포 5곳 오픈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성장 정체를 정면으로 돌파해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올해 총 5개의 점포를 증축 혹은 신규출점하며 백화점 업계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올해 강남점 증축 리뉴얼을 포함해 김해점·하남점·대구점과 센텀시티점몰이 새롭게 문을 열면 신세계백화점의 점포수는 총 13개로 늘어난다. 신규 점포들은 상품 판매 위주의 전통적인 쇼핑 기능에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춘 복합시설로 '라이프스타일센터'를 지향한다.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고 가족단위 쇼핑객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매출 1위이자 국내 매출 2위의 강남점을 리뉴얼하면서 대한민국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강남점은 지상 6층 높이의 신관 위에 5개 층이 증축된다. 기존 영업면적 1만6700평(5만5200㎡)에 9900평(3만2727㎡)이 더해져 2만6600평(8만7934㎡)으로 커지며, 1000개 이상의 브랜드를 갖춘 도심형 복합쇼핑몰로 탈바꿈 시킨다.
신세계는 이달 강남점 증축부가 완성되면 2017년 전국 1위 점포 도약과 2020년까지 매출 2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장재영 사장은 "올해가 향후 20~30년간 신세계백화점의 먹거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세상에 없던 신세계만의 콘텐츠로 가득 채울 대형 신규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며 백화점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
◇"격전지는 온라인" 새 먹거리로 O2O 강화한다
백화점들은 올해 정체된 유통의 활로로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온·오프 쇼핑을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옴니채널이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관련 업체들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찍이 옴니채널에 앞장서 있는 롯데백화점은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백화점·마트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는 '스마트 픽' 서비스를 비롯해 '모바일 DM', '스마트 쿠폰북', '비콘 서비스'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리버스 픽업'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 구매 상품의 반품을 원할 때 택배기사가 반품을 위해 방문하기에 앞서 미리 오프라인 매장에서 반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물류를 연동하는 형태다.
아울러 롯데는 올해 상반기까지 독자 개발한 모바일 전자결제시스템 '엘페이(L.Pay)'를 그룹의 모든 유통 계열사 1만3000여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지금은 롯데백화점(전 지점)과 롯데닷컴에서만 쓸 수 있다.
신세계도 신세계몰·이마트몰·트레이더스·분스 등 그룹 유통채널의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 상에서 한눈에 보고 결제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포털 'SSG(쓱)닷컴'의 차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2014년 1월 백화점몰과 이마트몰을 통합해 SSG닷컴을 선보였다. 전세계 최초의 온라인 복합쇼핑몰로 탄생한 SSG 컴은 상품검색·프로모션·결제까지 통합해 온라인 쇼핑 편의를 극대화한 새로운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올해 연초부터 공유·공효진을 모델로 한 광고가 이슈화 되면서 매출도 20% 이상 올랐다. 이에 SSG닷컴은 O2O 서비스를 보다 확대하면서 SSG페이의 실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SSG페이는 신세계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지난해 7월 선보인 간편결제 서비스이다. 삼성페이처럼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혹은 체크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간편결제 운영방식은 단순히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SSG 페이는 바코드 스캐닝 한번으로 쿠폰적용, 포인트 적립, 신용카드 간편결제, 현금·전자 영수증 발행 등이 동시에 이뤄지는 통합형 결제방식을 취하고 있다.
SSG페이는 올해 주유·레저·외식·극장·교통, 항공 등 신세계 유통채널 이외에 가맹점 제휴를 확대하고, 생활밀착형 부가서비스(공과금·관리비 납부 서비스 등)도 연계할 계획이다.
◇"유커 잡아라" 위축된 소비심리에 즉시환급제 도입
전산 시스템 조기 구축, 사후면세점 효과 기대
백화점들은 큰 손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잡기 위해 이달 춘절 시기에 맞춰 백화점·마트 등에서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제'를 도입했다. 장기화된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국인들이 지갑을 열지 않자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이란 외국인 고객이 매장에서 건당 3만 원 이상, 20만 원 미만(총 100만원 한도 내)의 물건을 구입할 때 현장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결제가 가능한 제도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무역센터점, 신세계 중구 본점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점포에서 우선 실시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확대 될 예정이다.
신세계·롯데 등 백화점과 사전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은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사후면세점으로 등록하면서 건물 전체가 면세점화돼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백화점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소액상품 및 수입 고가상품을 한곳에서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는 종합 대형면세점으로 재탄생할 수 있고 해외 관광객들의 쇼핑편의가 한층 높인다는 장점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외국인 즉시환급 제도 도입에 따라 편리하게 즉시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