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울릉도·흑산도 경매 지표 꾸준한 상승세
  • ▲ 제주도 전경.ⓒ연합뉴스
    ▲ 제주도 전경.ⓒ연합뉴스


    #  지난해 7월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있는 면적 1071㎡의 토지(임야)가 법원 경매에 등장했다. 이 토지의 감정가는 224만9310만원. 이날 총 8명이 응찰해 낙찰가율 676%를 기록했다.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면적417㎡ 토지(전)가 지난해 12월 감정가 959만1000원으로 법원 경매에 나왔다. 낙찰자는 감정가의 448%(4299만9990원)을 써냈다. 이 토지 응찰자는 13명에 달했다.     

    정부의 신공항 건설 추진으로 '섬' 경매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일부 물건은 감정가의 수배에 달하는 낙찰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24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법원 최다 응찰자 물건은 제주도에서 나왔다.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소재한 258㎡ 규모의 임야에 77명이 입찰했다. 경매 결과 감정가(734만원)의 687%을 기록하며 5040만원에 낙찰됐다. 이 토지는 애월항 남측 내륙에 있는 소규모 임야로 도로가 접해 있다.

    제주도 경매시장은 꾸준하게 인기를 끌었다. 낙찰가율을 보면 △2011년 69.7% △2012년 72.1% △2013년 80.2% △2014년 93.3% △2015년 111.7% 등 해마다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 제 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토지의 낙찰가율이 높아졌다"며 "당장 공항건설에 대한 기대감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A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신공항 인근은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매매 조건이 까다로워 투자가 쉽지 않다"며 "공항 수혜가 가능한 주변으로 토지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울릉도 역시 신공항 추진으로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경북 울릉군 사동항 41만2950㎡ 부지에 소규모 공항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21년 개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울릉공항이 완성되면 서울-울릉도간 이동거리가 1시간 이내로 단축된다. 

    이 같은 호재는 경매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달 12일 올해 첫 울릉도 경매가 진행됐다. 이날 감정가 782만원 임야에 24명이 응찰했다. 낙찰가는 4588만원(낙찰가율 575%)을 기록했다. 이 땅은 1㎞ 이내에 펜션촌이 있고 몽골해변 등 해돋이 관람이 가능한 지역과 가깝다. 

    울릉도 내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울릉도는 언덕길, 산악지대 등의 지형 특성상 가용할 수 있는 땅이 많지 않다"며 "소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땅이 부족해 자본금이 최소 수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니 공항이 들어서는 흑산도는 지난해 103.9%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6건이 경매 시장에 등장해 이 중 5건이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평균 99.7%에 달했다.

    실제 홍도리에 있는 면적 1929㎡의 감정가 3433만6200원 토지(전)가 경매에 등장했다. 이 물건은 낙찰가율 104%를 기록하며 3563만7000원에 주인이 결정됐다.  

    전문가들은 외지인이 섬 지역의 토지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지가 경매시장에 나오면 온라인으로 정보 접근이 수월해지면서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공항 건설 호재가 나오면서 '묻지마 투자'로 접근하는 수요자들이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토지 경매는 명도가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서도 "법정 지상권, 분묘 기지권 등 권리관계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