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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돌입했다. 지난해 금호산업을 인수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들 지 주목된다.
산업은행 등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딜로이트안진, 법무법인 광장 등은 2일부로 금호타이어의 매각 가능성을 따져보는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타당성 조사의 첫 단추는 회사 자산 평가에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에 4개 생산 공장을 두고 있어 이에 대한 실사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해외기업의 추가 진입에 배타적이어서 국내 2위 업체인 금호타이어를 두고 글로벌 타이어업계에서도 눈여겨 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 주관사는 조사 기간에 잠재 후보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묻는 작업도 진행하게 된다. 여기에는 글로벌 타이어 업체, 국내외 사모펀드(PEF)가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주식은 전체주식의 42.1%로 6636만9000주에 달한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9곳의 채권 금융지분으로 구성돼 매각가격에 대한 사전조율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을 지니고 있는 박삼구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7228억원을 쓴 만큼 1년 도 채 안돼서 1조원을 마련하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자금 중 1500여원은 박삼구·박세창 부자의 금호기업 유상증자로 마련했고, 2700억원은 우호기업인 CJ, 효성, 코오롱 등 재계에서 유상증자에 협력하면서 진행됐다. 이밖에 3000억원은 금융권의 차입으로 진행했다.
타당성 조사는 통상 서너달이면 마무리되기 때문에 잠재 후보가 여럿 나설 경우 채권단은 올 하반기께 매각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박삼구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 '우선거절권'(Right of First Refusal)을 갖고 있어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로 점쳐지는 미쉐린이나 브릿지스톤 등의 인수가격을 본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