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추가 담보 요구 안하기로 1100억원 유동성 간접 지원 효과
-
정책금융 대표기관인 수출입은행이 금융지원한 선박에 대해 향후 1년 간 선박가치가 떨어져도 담보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해운업 불황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은 한시름을 덜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약 1100억원의 유동성 간접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7일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해운업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충분히 유동성에 도움이 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수출입은행은 수주절벽에 마주한 조선업과 해운업을 동시에 지원하기 위한 해운·조선 상생 모델도 내놓았다.수은은 향후 국내 해운사가 국내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면 해운사에 대해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금리, 수수료 등을 인하하기로 했다. 또 에코쉽펀드(후순위대출)와 해양보증 보험을 연계한 패키지 금융도 지원하기로 했다.수출입은행의 결정에 따라 시중은행들 역시 담보인정비율(LTV) 유지의무 적용 유예 등 금융지원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업계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가운데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이 자구책을 마련할 기회를 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여기에는 회사 경영진의 운영 과실 보다는 글로벌 해운업 불황으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숨통은 틔워줘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숨통 트인 현대상선, 핵심은 용선료 인하현대상선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강력한 자구책 주문에 따라 감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채권단의 지원을 받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감자는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및 우선주 7주를 1주로 통합하는 안으로 자본금은 감자 전 1조2124억원에서 감자 후 1732억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지난해 현대상선 매출액 5조7665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으로 50%이상 자본 잠식 상태였다. 자본잠식률 50%이상인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되면 상장이 폐지된다.오는 18일 주주총회에서 감자안이 의결되면 현대상선은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최근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약 1조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내놨으며 현 회장은 사재 300억원을 들여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지난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원칙으로 △정상화 가능성과 △자구노력 등을 제시한 뒤 내놓은 조치인 셈이다.다만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이 해운업이 호황이던 시절 계약한 용선료를 현재 실정에 맞에 반드시 인하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원, 자산 매각은 일시적인 유동성을 해소할 뿐 근본적인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간 2조원대 용선료를 낮춰야만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현대상선은 비공식적으로 용선료 협상 팀을 꾸려 늦어도 이달 말까지 용선료 인하를 낮춘다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