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추가 담보 요구 안하기로 1100억원 유동성 간접 지원 효과

  • ▲ 정책금융 대표기관인 수출입은행이 금융지원한 선박에 대해 향후 1년 간 선박가치가 떨어져도 담보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뉴데일리
    ▲ 정책금융 대표기관인 수출입은행이 금융지원한 선박에 대해 향후 1년 간 선박가치가 떨어져도 담보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뉴데일리


정책금융 대표기관인 수출입은행이 금융지원한 선박에 대해 향후 1년 간 선박가치가 떨어져도 담보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해운업 불황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은 한시름을 덜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약 1100억원의 유동성 간접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해운업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충분히 유동성에 도움이 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수주절벽에 마주한 조선업과 해운업을 동시에 지원하기 위한 해운·조선 상생 모델도 내놓았다.

수은은 향후 국내 해운사가 국내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면 해운사에 대해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금리, 수수료 등을 인하하기로 했다. 또 에코쉽펀드(후순위대출)와 해양보증 보험을 연계한 패키지 금융도 지원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의 결정에 따라 시중은행들 역시 담보인정비율(LTV) 유지의무 적용 유예 등 금융지원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가운데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이 자구책을 마련할 기회를 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회사 경영진의 운영 과실 보다는 글로벌 해운업 불황으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숨통은 틔워줘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 숨통 트인 현대상선, 핵심은 용선료 인하  

현대상선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강력한 자구책 주문에 따라 감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채권단의 지원을 받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감자는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및 우선주 7주를 1주로 통합하는 안으로 자본금은 감자 전 1조2124억원에서 감자 후 1732억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현대상선 매출액 5조7665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으로 50%이상 자본 잠식 상태였다. 자본잠식률 50%이상인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되면 상장이 폐지된다.

오는 18일 주주총회에서 감자안이 의결되면 현대상선은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최근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약 1조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내놨으며 현 회장은 사재 300억원을 들여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 ▲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이 해운업이 호황이던 시절 계약한 용선료를 현재 실정에 맞에 반드시 인하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 산업은행 제공
    ▲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이 해운업이 호황이던 시절 계약한 용선료를 현재 실정에 맞에 반드시 인하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 산업은행 제공



  • 지난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원칙으로 △정상화 가능성과 △자구노력 등을 제시한 뒤 내놓은 조치인 셈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이 해운업이 호황이던 시절 계약한 용선료를 현재 실정에 맞에 반드시 인하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원, 자산 매각은 일시적인 유동성을 해소할 뿐 근본적인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간 2조원대 용선료를 낮춰야만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비공식적으로 용선료 협상 팀을 꾸려 늦어도 이달 말까지 용선료 인하를 낮춘다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