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위 한국전력공사 배당증가율 520% “아낌없이 쏜다”증권은 통 큰 배당 vs 보험사는 찔끔, 대조적인 주주정책
  • 올해 상장사들이 투자자를 위해 통 크게 한방 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 법인 수는 1년 사이 52개사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 총액 역시 18조39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조9231억원 증가했다.

    특히 시총 상위사 중 한국전력공사가 총 1조9901억원을 배당해 투자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주당 50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는 주당 3100원으로 520%나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배당금은 지난해와 별반 다를 바 없어 주주친화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약속이 무색해졌다.

    ◆대기업 배당증가율 0%…말로만 “주주님”

    지난해 제일모직을 품은 삼성물산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500원을 결정했다.

    배당증가율은 0%.

    배당 총 규모는 759억원에서 839억원으로 늘었지만 합병 당시 주주친화정책으로 주주들의 호감을 샀던 점을 미뤄봐서 기대 이하란 평가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외 삼성SDI, 삼성SDS의 배당금도 전년도와 동일해 증가율이 0%다.

    삼성전기의 경우 1주당 배당금이 750원에서 500원으로 떨어졌으며 삼성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는 1만9500원에서 2만원으로 2.6%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호텔신라 역시 올해 배당금으로 전년도와 동일한 주당 350원을 배당한다.
    시총 6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오히려 배당금이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주당 9000원을 배당하며 투자자들의 환심을 샀다. 하지만 올해 결산배당으론 주당 1350원을 결정해 감소폭은 85%에 달했다.

    반면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은 확실한 주주친화정책으로 오히려 호감을 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주당 배당으로 1000원에서 2500원으로, 롯데푸드는 2500원에서 4780원으로 배당금을 올렸다. 증가율은 각각 150%, 91.2%로 주주들을 흐뭇하게 했다.

    ◆금융권, 주주 위해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

    올해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금융권은 배당금을 오히려 늘렸다.

    전년대비 배당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HMC투자증권이다.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주당 15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는 200% 증가한 450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

    대신증권은 주당 250원에서 500원으로 2배 늘려 배당한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당 230원을 배당하며 메리츠금융지주도 주당 85원에서 155원으로 82.4% 증가폭을 키웠다.

    교보증권이 주당 150원(50%↑), 삼성증권은 주당 1000원(53.8%↑), 대우증권이 주당 330원(32%↑), 부국증권은 주당 1200원(20%↑) 등으로 지난해보다 배당금을 올려 투자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증권주들이 배당금을 크게 올린 이유는 지난해 호실적을 이룬 탓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3분기 이후 다시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맞이했지만 적극적인 배당정책으로 이익금을 주주들과 나눈 것이다

    반면 보험권과 지방은행은 기대 이하의 배당금으로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2015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주당 570원을, 동양생명은 주당 620원(12.7%↑), 삼성화재 주당 5250원(14.4%↑), 동부화재는 주당 1550원(6.9↑)을 주주들에게 환원한다.

    이처럼 조금이라도 이익금을 주주와 나누는 보험사가 있는 반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은 전년도와 동일한 배당액을 책정해 주주들의 불만을 산 곳도 있다.

    특히 KB손해보험의 경우 주당 500원에서 400원으로 감소해 KB금융지주가 큰 돈을 쏟으며 인수한 값어치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