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대부분 연내 만기… 손실 규모 나올 듯중고차 오토론 총 대출 21.8%… 대출 부실화 우려
  • 정부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착륙 정책이 현실화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더욱 수세에 몰렸다. 서민금융이라는 정체성을 망각한 듯 공격적으로 늘렸던 부동산 PF 관련 대출이 감당하기 힘든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중소형사를 위주로 신용등급 도미노 강등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신용도 하향은 가뜩이나 높아진 조달 금리 부담을 가중시킨다. 재무 건전성 위기에 빠진 저축은행의 실태와 신용도 방어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큰 폭의 수익성 저하를 보인 스마트저축은행이 신용등급 'BB'급으로 밀려나기 직전이다. 저축은행의 주 수입원인 퇴직연금 운용 라이선스를 지키기 위해서는 신용도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주요 은행이 신용등급 'BBB-'인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신용도가 한 단계 아래인 'BB'급 저축은행은 퇴직연금을 취급할 수 없다. 혹시 모를 신용등급 하향을 대비해 은행들이 몸 사리기에 나선 것이다.

    신용등급 'BBB-'를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저축은행은 과거 대비 부쩍 보수적인 운용 전략을 취하며 등급 방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본평가에서 스마트저축은행의 기존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적극적인 부실채권 매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큰 폭으로 저하됐다"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권 상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저조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지속되고 자본적정성이 추가 저하하면 등급 하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고금리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스마트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8.8% 감소한 26억원에 그쳤다.

    부동산 PF 리스크와 공격적으로 늘려 놓은 중고차 오토론이 발목을 잡고 있어 연내 부실채권을 추가로 얼마나 더 정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부동산 PF 대출 대부분 연내 만기… 신평사 "손실률 주시"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는 173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54.3%다. 90%가량이 선순위 대출인 점은 긍정적이다.
  • 그러나 자기자본의 81.7% 규모인 본PF 대출 중 분양 전 사업장과 분양률 60% 미만 사업장 비중이 과도해 분양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는 스마트저축은행이 취급한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한 건설사의 신용도도 문제 삼았다.

    한기평은 "건설사의 미흡한 신용도를 감안할 때 준공 리스크도 있다"며 "보유한 PF와 브릿지론 대부분이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점도 리스크 증가 요인이며 회수 과정에서 손실 부담 여부를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가상승에 따른 공사지연, 시공사와의 분쟁 가능성 등도 사업 마무리를 지연시키는 요소다.

    한편 분양 성과가 양호한 사업장의 경우도 입주율 저하에 따른 대출 상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저신용차주多 '중고차 오토론'… 대출부실 뇌관 되나

    중고차 오토론(자동차담보대출)이 총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20%를 넘어서는 점도 위험 요소다. 전액이 개인 중고차 분할상환 담보대출이다. 담보가 모두 중고차인 점을 감안할 때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대출로 분류된다.

    적극적인 중고차 오토론 영업은 시장점유율이 낮은 업체로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스마트저축은행은 총자산 기준 79개 저축은행 중 30위다. 시장점유율은 1% 미만이다.
  • ▲ ⓒ스마트저축은행
    ▲ ⓒ스마트저축은행
    수익 수준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규 대출 증대가 필요한데 일반신용대출을 두고 중대형사와 경쟁하기보다 오토론 중에서도 중고차라는 특성화 시장(틈새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에 힘입어 스마트저축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19년 7.8%, 2020년 8.1%까지 올랐다. 최근 4%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을 웃돈다.

    중고차 오토론은 개인 신용이 아닌 차량의 가치를 담보로 하기에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 신용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차주가 많이 이용하고 무직자도 차량만 있으면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다. 

    물가, 실업률, 금리가 모두 오르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자 상환 부담이 증가할 경우 대출 부실률이 급증할 우려가 있다.

    이 와중에도 스마트저축은행의 전체 대출채권 대비 오토론 비중은 지난해 21.8%로,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났다. 

    부동산 PF 리스크에 오토론까지 위험 자산을 양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다. 

    스마트저축은행은 "배당을 줄이고 부실채권 매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