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실리 바둑'에 실수 연발해 '불계패'"사람 둘 수 없는 수 나와 놀라…여전히 승리 가능성 있어"
  • ▲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한국기원
    ▲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한국기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간과 기계의 승부에서 인간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세계 최고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에게 1차 대국에서 186수 만에 불계패했다.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평가받는 바둑에서 세계 최고 바둑기사가 패배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

    알파고의 기세는 처음부터 매서웠다. 초반 이세돌의 실수에 알파고는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이끌어 나갔고, 실리를 얻기 위한 알파고의 계산된 수가 이어지며 결국 알파고의 승리로 1차 대국은 종료됐다.

    반면 이 9단은 초반 실수에도 침착한 대응으로 중반이후 우위를 점하기도 했지만, 후반으로 가며 실수를 연발해 결국 알파고에 불계패했다.

    전문가들은 이 9단의 패배에 대해 "알파고를 파악하기 위한 이 9단의 초반 포석과 철저히 실리를 얻으며 균형을 맞춘 알파고의 신수에 따른 결과"라 분석했다.

    더불어 알파고가 중반에 몸을 사리기 위해 뒀던 수들이 철저히 계산됐을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며, 2차전에서도 이 9단이 승리를 잡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이 9단은 경기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초반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 놀랐고 사람이 둘 수 없는 수가 나와 또 놀랐다.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면서도 "오늘은 포석에 실패했지만 여전히 승리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승부 전망은 5대 5가 아닌가 한다"며 "알파고는 놀라움을 선사하지만, 현재로서 어떤 상대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은 오는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알파고와 2차 대국을 벌일 예정이다.